16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작년 카드 신용판매액은 412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신용판매액은 2002년 255조원이었으나 2003년 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2004년 158조원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후 카드 시장이 점차 회복되면서 2005년 258조원으로 다시 늘었고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결과 2007년 300조원을 넘은 데 이어 3년 만에 400조원을 넘어섰다.
신용판매액이 400조원을 돌파한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카드사의 영업방식이 현금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대신 신용판매 위주로 변화한 것이 깔려 있다. 카드대란 직전 60%가 넘었던 현금대출 비중은 20%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신용판매가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지난해 말 기준).
여기에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지난해 6월 개정돼 카드 결제범위가 확대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드 결제범위는 현재 허용 대상만 규정하던 '열거주의'에서 제외 대상을 뺀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포괄주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신판 실적을 올리는 데 카드사들이 제공한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무이자할부 서비스는 신규고객을 유입함과 동시에 기존 고객의 씀씀이를 키우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무이자할부 서비스만큼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것도 드물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특히 후발업체일수록 고객을 모집하거나 기존 고객의 로열티 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후발주자인 하나SK카드는 지난 한 해 동안 전 가맹점에서 최대 3개월 무이자할부서비스를 진행하며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결과 이전에 비해 신판실적을 30% 가량 끌어올렸다.
각 카드사들은 할인점 및 백화점을 비롯해 항공, 홈쇼핑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업종에서 제휴를 맺어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해외 결제 시에도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고, 롯데카드는 봄철 이사철을 맞아 이사짐 센터에서 무이자로 할부결제가 가능토록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각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서비스 기간을 늘리거나 제휴 가맹점을 더 확보해 신판 늘리기에 치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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