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농산물펀드 비중을 줄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40%에 맞먹는 1년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1개월만 보면 4% 이상 손실이 났다.
세계 각국이 규제에 나서면서 치솟던 곡물가격도 상당 기간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증권가는 농산물펀드에 추가적으로 돈을 넣기보다는 차익을 실현할 것을 권했다.
1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 1개월 수익률은 14일 기준 -4.0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는 0.61% 손실에 머물렀다. 해외주식형펀드는 2.22% 수익을 올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아직까지 농산물펀드가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를 앞선다. 농산물펀드가 4.65%인 데 비해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는 2% 이상 손실을 냈다.
1년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농산물펀드는 37.49%로 섹터펀드 가운데 1위다. 2위 럭셔리펀드(29.55%)와 격차도 8%포인트에 가깝다.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 1년 수익률은 각각 20.57%와 8.46% 머물렀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여 온 농산물펀드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상투'에 대한 경계 심리 영향으로 풀이됐다.
상품별로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농산물-파생형]'이 1개월 수익률 -6.26%로 가장 큰 손실폭을 보였다.
우리자산운용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투자신탁[농산물-파생형]C-I'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BNPP포커스농산물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파생상품형](종류C 1)'는 각각 5.21%와 4.58% 손실을 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종류A'도 4% 이상 손실이 났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세계적인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영향으로 분석돼 왔다. 여기에 투기적인 수요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최근 들어서는 곡물가격이 상반기 안에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예측으로 투기자금도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원은 "곡물가격 상승에 배팅했던 투기자금이 차익을 실현하면서 농산물펀드 수익률도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각국이 규제를 강화한 점도 수익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됐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전세계적인 규제 기조로 곡물가격 상승이 지속되기는 어려워졌다"며 "투기자금 이탈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농산물펀드 비중을 줄여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 팀장은 "이상 기후도 하반기 들어 완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곡물가격도 약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상반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중을 축소하거나 대체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곡물가격을 오르게 했던 공급 부족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며 "새로 농산물펀드에 가입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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