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장편만 있나"…세계 3대 단편영화제 진출한 우리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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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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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이름만 들어도 명성이 자자한 국내흥행감독들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영화들의 승승장구는 스타감독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 3대 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3대 단편영화제까지 잇단 러브콜로 화제를 몰고 있는 젊은 감독들의 생기 넘치는 단편 영화들을 소개한다.

집 앞에서


◆ ‘집 앞에서’…그 집 앞에서 ‘칸’은 무엇을 보았나

KAI 한국예술원 졸업 작품인 이태호 감독의 ‘집 앞에서’는 도시권에서 살아가는 한 연인의 각기 다른 환경을 대조적으로 조명하며 다양한 담론을 제시한다. 주인공 남녀가 처한 환경과 상황이 각각 한국 사회와 현대인들에게 쉽지 않은 화두를 제시한다. 

‘집 앞에서’는 다음달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주최하는 비평가주간 섹션에 초청된 상태다. 이 섹션은 지난 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장편경쟁부문에 올랐고, 올해는 이창동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는 등 한국영화의 활발한 선전이 눈길을 끄는 부문이다. 

A Purpleman


◆ ‘A Purpleman’, 그리고 ‘탐페레’는 김혁을 선택했다

1년 10개월이라는 제작기간, 촬영기간만 9개월에 달하는 영화가 세계 3대 단편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탐페레영화제’에 초청됐다. ‘A Purpleman’이란 제목의 이 작품은 13분짜리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김탁훈, 유진영, 류진호, 박성호 감독의 오랜 결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제작기간이나 형식만으로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 ‘김혁’이란 실제 탈북자를 모델로, 그 동안 천편일률적으로 다뤄졌던 탈북자에 대한 얘기와는 다른 접근법을 선택했다. 

탈북 중 잃어버린 형의 생사를 알고자 영화에 참여했다는 그는 이념에 치우침 없이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핀란드 탐페레도 아마 이 영화의 웰메이드 기법과 당찬 메시지에 담긴 매력을 놓칠 수 없어 초청을 선택했을 것이다.

수선화


◆ ‘끌레르몽-페랑’이 선택한 불쾌한 게임…‘수선화’

박종철 감독의 ‘수선화’는 탐페레, 오버하우젠과 함께 세계 3대 단편영화제로 손꼽히는 ‘끌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돼 한국단편의 위상을 드높였다. 제목만 보았을 때 고결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수선화 꽃을 떠올릴 수 있지만, 세탁소에 청바지 수선을 맡긴 주인공이 자신의 의도와 달리 화가 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영화로, 동음이의어를 통해 언어유희를 꾀한다. 

감독은 현대인의 개인주의와, 개인권력을 무시하는 세력을 나열함으로서 웃기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극적 재미를 유감없이 선사한다. 이 영화의 영문제목인 ‘Unfunny Game’은 주인공이 세상과 싸우는 일련의 과정들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내포하지만 유약한 소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코드 또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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