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의 특징은 △성과주의 원칙에 의한 승진 △조직 안정화 △콘트롤타워 기능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빠르고 강한 조직을 구축, 시장지위를 회복하는 한편 미래 사업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
이날 발표된 인사 가운데 눈에 띄는 승진 인사는 2명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과 권희원 LG전자 HE 사업본부장(부사장)이다. 차 사장은 이날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 취임 이후 27분기 연속 두 자리수 이상의 매출·영업이익 성장을 이뤄냈다.
권 부사장은 TV사업을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시네마 3D 스마트TV를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상규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장과 배정태 코카콜라음료 사업부장도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전쟁 중 장수를 바꿀 수는 없다
LG전자의 올해 승진 규모는 지난해 39명을 웃돌았다. 사장 1명, 부사장 1명, 전무 11명, 상무 30명 등 총 43명이 승진했다. 실적 악화로 임원수가 줄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갔다.
특히 스마트폰 부진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MC사업본부장도 교체되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는 LTE폰 출시로 흑자 전환을 노릴 수 있는 분위기"라며 "최대한 조직을 흔들 수 있는 인사를 피할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신문범 부사장이 HA사업본부장에 선임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업본부장이 유임됐다. 현재 MC사업본부장은 박종석 부사장, HE사업본부장은 권희원 사장, AE사업본부장은 노환용 사장이 각각 맡고 있다.
◆COO신설…위기관리 능력 강화
LG전자의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최고운영책임자(COO) 신설이다.
COO는 미국에서 태동된 개념으로 기업내부의 일상적인 경영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기업 외부 환경이 급변하면서 최고경영자(CEO)가 미래를 예측하는 한편 전략적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COO의 주된 역할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 삼성전자가 이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COO를 신설, 이재용 사장을 선임했다. LG전자는 COO를 올해 안으로 뽑을 예정이다. 회사 안팎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신임 COO는 회사 전반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외부 영입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는 내부 사장급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영하 사장의 역할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HA사업본부장을 담당했던 이 사장은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자리로 이동한다. 경영지원부문장은 이날 조직개편에서 최고관계책임자(CRO)가 명칭이 변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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