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1분기 실적에 대한 시각은 어둡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낮아져 '어닝 쇼크'로 증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인 종목 가운데 10개 종목은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이 지난 1월 초보다 10% 이상 높아졌다. 대표적인 종목이 삼성전자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조9943억원으로 두 달여 만에 15.2% 상향됐다. LG전자는 89.47% 상향 조정됐고, 삼성전기는 20.66% 증가됐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가장 두각을 나타낼 업종은 IT업종"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한번 더 버블을 타고 올라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주도 그 대상에 포함됐다. 하나금융지주는 43.41% 상향 조정됐고, 우리금융은 7091억원에서 8743억원으로 23.29% 늘었다. 외환은행은 2877억원에서 3401억원으로 18.23% 증가했다.
반면 철강·화학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낮아지고 있다. 포스코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314억원으로 작년말 1조2862억원보다 43.13% 하락했다. 현대제철 역시 3367억원에서 1891억원으로 43.83% 하락했고, 동국제강은 708억원에서 175억원으로 75.21% 하락했다.
고유가 기조와 맞물려 화학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 또한 줄어들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678억원으로 작년말 전망치 1436억원보다 52.76% 감소했고, 케이피케미칼 역시 708억원에서 410억원으로 42.1% 줄어들었다.
이번 어닝시즌에 대한 평가는 오락가락이다. 눈높이가 많이 낮아져 되레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지만,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등 소수 업종 이외에는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는 업종이 별로 없어 실적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장세와 안도랠리의 중간 단계의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실적 장세라는 표현은 이르고 ‘실적 확산이 나타날 것에 대한 기대 장세’정도의 표현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실적 장세 이전에 거시 지표들의 도움과 정책 모멘텀, 그리고 기업 이익의 반전이란 호재가 겹치면 2차 상승장이 곧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장세가 도래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1분기가 경기와 실적의 바닥으로 판단되지만 실적장세 출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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