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코리아에이드, 아프리카의 마음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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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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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수 아프리카 미래전략 센터장. [사진= 외교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중 시행한 코리아에이드가 개발 협력의 원칙과 기준을 완전히 무시한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하는 글들을 보면 비판을 위한 비판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정부의 설명처럼 코리아에이드는 문화 외교와 개발 협력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다. 문화외교는 강압이나 매수가 아니라 우리의 문화, 이상, 정책 등에 매력을 느끼게 함으로써 상대방이 우리를 좋아하고 따르게 하는 능력인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활용한 외교이고 여기에 그 대상이 정부가 아닌 상대국 국민일 때 공공외교가 된다.

이런 면에서 개발협력, 특히 수혜층에 바로 다가가는 개발 협력은 공공외교의 한 부문이고 코리아에이드는 개발 협력과 소프트 파워가 같이 하는 공 공외교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코리아 에이드는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시행 과정에서 성과를 보아 그 내용을 조정해 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졸속으로 만든 일회성 행사는 전혀 아니다.

우리는 작년 유엔 개발 정상회의에서 이미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억불의 지원을 하기로 했고 이 구상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였다.

코리아 에이드의 보건 부문은 소녀와 여성에 대한 진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문화 부문은 한류 콘텐츠 뿐 아니라 여성 보건 교육 자료를 포함하고 있어 코리아 에이드가 우리가 중점을 두는 개도국 소녀·여성 지원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것임을 입증한다.

쌀 가공 식품 제공과 한식 소개를 내용으로 하는 음식 부문의 한 목적은 빈곤층에 대한 영양분 제공에 있지만 보다 중요한 목적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의 쌀 재배 적합 국가들에서 주식, 혹은 현금작물로서 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또한 농가공 제품을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아프리카 모든 나라들이 관심을 갖는 농산 가공업의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데 있었다.

박 대통령이 방문한 나라를 비롯하여 아프리카 나라들이 원조에만 의존하여 삶을 꾸려 가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 치열한 내전이나 극심한 자연재해 등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아 선상에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코리아에이드의 음식 부문은 급식 차원의 원조가 아니라, 문화 부문의 한류 콘텐츠에 버금가게 한식을 통해 우리의 소프트 파워를 구사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개발협력의 효과를 높이고 수원국 국민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우리의 문화, 음식 관련 소프트 파워를 구사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일 뿐 개발의 원칙에 맞지 않거나 우리 개발 협력에 흠이 될 일은 전혀 아니다. 이번 순방 기간 중 현장에서 코리아에이드에 대한 호응은 매우 뜨거웠다.

이동식 보건진료는 인구가 넓은 지역에 분산해서 거주하는 아프리카에 유용한 의료 서비스 방식이고 에티오피아 등은 이미 자체적으로 이동 진료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항구적인 보건소나 병원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비용과 효과를 감안하여 효과적 방식을 택하는 것이 개발 협력의 상식이다. 더욱이 이동식 보건진료는 현장을 아는 현지 의사들을 참여시켜 서비스 제공의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업무이관을 준비하는 등 신축성 있는 운용을 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올해 시작된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는 수원국들이 원조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 개발을 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는 아프리카의 수원국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만큼 우리의 개발 경험 공유 사업은 당연히 아프리카 나라들에게 인기가 높다. 새마을 운동에 대해서도 아직 경제 구조에서 농업 비중이 높아 경제 개발을 위해서 농촌 개발이 절실한 아프리카 나라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번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을 통해 세계 경제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와의 본격적 협력을 위한 계기가 조성되고 있다. 코리아 에이드에 대한 오해나 왜곡으로 인해 모처럼 마련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과 협력의 모멘텀이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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