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영업 잘하고도 충당금·평가손실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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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8-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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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은행(IB)이 견인했다. 다만 차액결제거래(CFD)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은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증권사 9곳 가운데 아직 분기실적을 제출하지 않은 8개 증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산은 3조24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6898억원) 대비 5578억원(20.7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944억원에서 2조5357억원으로 4413억원(21.07%) 증가했다.

호실적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거래수수료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2분기 증시 거래대금은 1290조5680억원으로 전분기(1092조6028억원) 대비 197조9652억원(18.12%)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기(1068조3867억원) 대비 222조1813억원(20.80%) 증가한 수치다.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거래수수료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통 IB 부문 수수료도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총 60조68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9조7393억원) 대비로는 10조9471억원(22.01%), 전반기(27조99억원) 대비로는 33조6765억원(124.68%) 급증했다. 기업공개(IPO) 공모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사실상 2021년 딜인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1조2151억원에서 726억원(5.97%) 증가한 1조2877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2023년 들어 국내증시가 우상향하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IPO 흥행도 잇따르면서 공모 규모가 개선되는 추세"라며 "채권시장도 안정화로 기업의 발행 수요가 증가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CFD와 부동산 PF, 해외 대체투자발 충당금 적립은 실적에 약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대형 증권사 10곳이 2분기에 쌓은 충당금 규모는 5000억원에 육박한다. 하나증권은 CFD(518억원) 미수금과 펀드 보상(530억원) 대비를 위해 1000억원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CFD와 부동산 PF 위험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0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키움증권은 2분기 말 별도 기준 미수금 대손충당금이 914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 평가손실도 적잖게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3.270%였던 국채 3년물 금리는 2분기 말 3.662%로 39bp(1bp=0.01%p) 증가했다. 1년물은 3.274%에서 3.563%로 29bp, 10년물은 3.340%에서 3.675%로 34bp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은 실제 손실이 발생되지 않을 경우 환입이 이뤄지며 미래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고 채권 평가손실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복될 것"이라며 "본업인 증권 거래 중개 IB 실적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전반적으로는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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