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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 자립이 아닌 연립으로… 서로를 맞대고 함께 그린 세상
선사랑드로잉회, 우리 몸 크로키 - 공간 그림 퍼포먼스, 2026, 싱글채널 비디오, 8분 39초. 영상 프로덕션 소농지. 모두미술공간 제작지원. 내가 음정을 좀 틀리게 노래하면 넌 떠나버릴 거야?/ 귀 기울여봐, 최대한 엇나가지 않게 불러볼게/ 오, 난 친구들의 작은 도움으로 살아가/난 친구들의 작은 도움으로 기운을 얻어/친구들의 도움으로 계속 해보려해. -비틀스 노래 '
윤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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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룸 '아들 부족' 日왕실, 계승 논쟁 본격화…"양자 입적" vs "여성 허용"
2023년 1월, 새해 인사하는 나루히토(왼쪽) 일왕과 부인인 마사코(가운데) 왕비, 장녀인 아이코(오른쪽) 공주 일본 정치권이 왕위 계승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 논의에 착수했다. 남성 중심의 계승 원칙을 유지할지, 여성 계승을 허용할지를 둘러싸고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여야는 이날부터 왕족 수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를 약 1년 만에 재개했다. 논의의 핵심은
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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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의 재테크루 '학폭' 넘어 교권·범죄 피해까지…보험, '일상 회복'으로 확장
과거 보험이 사망이나 암 등 이른바 '거대 위험'에 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일상 속 갈등과 범죄로 인한 비용까지 보장하는 '생활밀착형 보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확산된 학교폭력(학폭) 보험에 이어 교권 침해와 각종 범죄 피해까지 보장 범위가 넓어지며 새로운 재테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교권 보호부터 금융사기까지…다양해진 보장 범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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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가 금융을 만난 세계를
금융부 / 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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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팀 / 최송희 기자
예능 등 방송 리뷰와 시청률 등
톺아보실 수 있습니다. -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있지만,
산업부 / 이나경 기자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해운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
사회적, 정치적 다양한 이슈를 놓고
정치사회부 / 권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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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해보겠습니다. -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AI부 / 나선혜 기자
다양한 해외 IT 업계 소식을
맛있는 과자먹듯 전달해드리겠습니다. -
공간의 재구성과 재탄생,
건설부동산부 / 우주성 기자
그 이면을 상세히 소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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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 장문기 기자
금융업권 소식을 쉽고 간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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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들의 행적을 명장면을
디지털콘텐츠팀 / 이건희 기자
통해 추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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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눅한 리얼리티, 몸으로 스미는 공포…'살목지'"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 나의 경험이 영화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최씨네 리뷰'는 필자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화 '살목지' 4월 8일 극장 개봉 어떤 공간은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시선과 리듬을 바꾸고 어느새 서사의 중심으로 올라선다. 이때 장소는 더 이상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에 그치지 않고, 인물과 함께 이야기를 끌고 가는 또 하나의 주체가 된다. 영화 '살목지'도 그러하다. 제목이기도 한 '살목지'는 극 중 인물들의 감각을 이끌고 서사의 결을 빚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붙드는 중심축에 가깝다. 주말 아침, 로드뷰 서비스 업체 온로드미디어의 PD들이 급히 소집된다. 소문이 무성한 저수지 '살목지'의 로드뷰 화면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되면서 소란이 벌어져서다. "오늘 안에 반드시 재촬영하라"는 지시를 받은 PD 한수인(김혜윤 분)은 서둘러 촬영팀을 꾸려 현장으로 향한다. 살목지에 도착한 막내 PD 성빈(윤재찬 분)과 '공포탐방' 채널을 운영하는 PD 세정(장다아 분), 촬영 전문업체 대표 경태(김영성 분)와 그의 동생 경준(오동민 분)은 저수지가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 속으로 들어선다. 촬영이 시작되자 행방이 묘연했던 선배 교식(김준한 분)이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잇따른다. 수인의 전 연인인 기태(이종원 분)가 이들을 구하기 위해 살목지로 향하지만, 현장은 좀처럼 수습되지 않은 채 혼란과 공포 속으로 빠져든다. 영화 '살목지' 4월 8일 극장 개봉 영화 '살목지'는 저수지라는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하나의 주체로 완성해낸다. 극 중 살목지는 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인물의 감각을 서서히 흐트러뜨리며 시선의 방향까지 바꿔놓는 방식으로 공포를 구체화한다. 실재하는 공간이 지닌 질감과 현실감 위에 인물들의 서사가 겹쳐지면서 영화는 훨씬 물리적인 압박을 획득한다. 익숙한 괴담의 이미지를 재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로 물에 잠기는 듯한 감각으로 변주해낸 점도 인상적이다. 제작진이 공들여 설계한 왕버들 군락지와 기괴하게 솟은 돌탑, 머리카락처럼 얽히고설킨 수초는 저수지라는 장소의 질감을 극대화하고, 미장센은 관객을 서서히 물 아래로 끌어내리는 감각을 만든다. 인물들이 그 안에서 사건을 겪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자체가 그들을 밀어붙이며 서사를 끌어간다는 점에서 살목지는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에 가깝다. 이상민 감독은 이렇게 살아난 공간을 동시대적 체험으로 번역하는 데 능하다. 360도 파노라마 카메라, 모션 디텍터, 고스트 박스 같은 장비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존재의 기척을 보다 구체적이고 현재적인 감각으로 바꾸는 장치로 기능한다. 자칫 기술적 과시에 머물 수 있는 요소들을 핸드헬드 촬영의 불안한 진동과 실험적인 카메라 구도로 붙들어낸 연출 감각도 눈에 띈다. 시야를 비트는 구도와 안개, 수면을 경계 삼아 감각을 교란하는 화면은 공간이 주는 압박을 차곡차곡 쌓고 점프 스퀘어는 그 긴장을 순간적인 충격으로 정확하게 터뜨린다. 여기에 저수지의 잔잔함과 물소리, 작은 움직임까지 증폭시키는 음향 설계가 더해지며 공포는 한층 촘촘해진다. 시각적 미장센과 점프 스퀘어, 음향이 맞물리며 '살목지'만의 체험을 완성하는 셈이다. 영화 '살목지' 4월 8일 극장 개봉 그런 이유로 '살목지'는 일반관보다 특수 상영 포맷에서 더 진가를 발휘할 영화처럼 보인다. 스크린X와 4DX 등 공간감과 물리적 진동을 확장할 수 있는 포맷을 염두에 둔 듯한 연출은 관객을 구경꾼이 아니라 체험자로 끌어들인다. 사방을 감싸는 화면과 수중의 압도적인 무게감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은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관객 역시 살목지의 기척 안으로 조금씩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체험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앙상블도 훌륭하다. 김혜윤은 날카롭고 건조한 얼굴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고, 이종원은 극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인물임에도 자연스럽게 서사에 스며들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김준한은 극을 한층 미스터리하고 서늘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몫을 하고, 장다아와 윤재찬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영화의 리듬을 환기한다. 무엇보다 경태 형제를 연기한 김영성과 오동민은 이 영화의 반가운 발견이다. 자칫 기능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인물들에 생활감과 온도를 불어넣으며 저수지라는 공간에 생활감과 현실감을 함께 더한다. 영화 '살목지' 4월 8일 극장 개봉 '살목지'는 단순히 놀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에 붙들리는 감각을 체험하게 하는 영화에 가깝다. 실재하는 저수지라는 공간 위에 픽션을 겹쳐 놓으며 공포의 중심을 장소 자체에 두고 고전적인 호러의 정서와 동시대적 감각을 자연스럽게 포개놓는다. 인물들이 겪는 혼란과 압박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관객 또한 그 감각 안으로 천천히 끌어들인다. 엔딩 크레딧이 오른 뒤에도 저수지의 습기와 압박이 오래 잔상처럼 남는다. 4월 8일 극장 개봉. 러닝타임은 95분이고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최송희 기자 -
"연극은 사람의 일이고 우리들의 얘기"…청년배우, 관객과 만난다원로 배우 신구와 박근형이 2026 연극내일 프로젝트 연습 현장 공개 전 배우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극은 사람의 일이고, 우리들의 얘기죠." 아흔의 배우 신구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 모인 청년 배우들에게 이같이 말하며 당부와 격려를 전했다. 그는 "(연극은) 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표현하는 작업"이라며 "그 표현은 반드시 정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지키지 않으면 허사가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은 '연극내일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 배우 30인이 '탠덤' '여왕의 탄생' '피르다우스' 등 창작 공연 3편의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각 작품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들이 훈련과 창작, 협업 과정을 거쳐 완성한 결과물이다. 오는 24~26일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며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됐다. 2026 연극내일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원로 배우들과 청년 배우들이 기념촬영하고 잇다. '연극내일 프로젝트'는 원로 연극인 신구와 박근형(86)이 뜻을 모아 출발했다. 두 배우는 무대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청년 연극인들에게 전하고자 지난해 3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 공연을 통해 마련한 수익금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에 기부했다. '연극내일기금'이 조성된 배경이다. 그렇게 '연극내일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됐다. 올해 1월 초 공개모집과 오디션을 거쳐 지원자 1000명 가운데 청년 배우 30인이 선발됐다. 이들은 박근형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연기 철학과 무대 경험을 전수받았다. 이후 현장 연출가 워크숍, 배우 훈련, 작품 창작 및 연습 등을 거쳐 이달 무대에 오르게 됐다. 박근형은 "저와 신구 선생님이 함께한 '고도를 기다리며'가 전국에서 매진될 만큼 큰 사랑을 받으면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조그마한 첫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아르코에서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6 연극내일 프로젝트 ‘피르다우스’ 공연 장면 시연 두 원로 배우는 청년 배우들이 '연극내일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오는 7월 연극 '베니스의 상인'에 출연할 계획이다. 기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30명을 대상으로 별도 오디션을 진행해 선발된 배우들은 '베니스의 상인' 무대에 올라 신구·박근형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신구는 이날 청년들의 연기를 지켜본 뒤 "6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했다. "첫 공연 때는 어떻게 해냈는지 기억을 못 할 정도로 당황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젊은 친구들이 우리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무대를 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고맙네요." 박근형 역시 "빛이 없어 길을 찾아 헤매던 우리에 비하면 지금은 갈 길이 보이는 것 같아서 희망적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길을 가기 위해서는 생활의 어려움을 각오해야 한다"며 "고생길에 들어선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연극내일 프로젝트 1기 배우 30인과 연출진, 그리고 신구·박근형 배우와 정병국 위원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년 예술인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탠덤'에 참여한 안승균 배우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며 "서로 질문하고 부딪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큰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여왕의 탄생'에 참여하는 배우 류지오 역시 "중요한 건 사람"이란 걸 느꼈다. "사람과 부대끼며 만들어가는 것이 연극이란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을 만나 부대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윤주혜 기자 -
손끝이 맞닿는 순간, 생명을 느끼다아담의 창조 "아담의 손가락에 채 닿기도 전에" <서양미술사>(예경) 310쪽 중. 거장 미켈란젤로(1475~1564)는 신과 아담의 검지가 막 닿을 듯한 찰나를 통해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표현해냈다. 그가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아담의 창조'는 전지전능한 신이 최초의 인간 아담에게 '생명의 불꽃'을 불어넣는 모습을 포착한다. 신이 검지 손가락을 통해 형상과 생명,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인간에게 부여했음을 극적으로 그렸다. E.H. 곰브리치는 저서 <서양미술사>에서 이 그림에 대해 "신의 전지전능함을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방법은 미술의 가장 위대한 기적 중 하나다"(310쪽)라고 평했다. 신은 미술의 기적, 즉 창조의 힘을 인간에게 건넸을까. 인류는 두 손과 열개의 손가락으로 문명을 층층이 쌓아올렸다.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지능을 고도화하고, 도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글자를 썼다. 악수로는 연대의 역사를, 주먹으로는 갈등의 역사를 썼다. 그렇기에 손은 특별하다. 중세시대 사람들은 왕의 손길에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었다. 영국 찰스 2세의 손길을 받기 위해 신대륙에서 영국까지 건너오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다. 왕의 손길은 엄마 손과도 닿아있다. 유년시절 '엄마 손은 약손'이 줬던 안정감을 생각해보라. 영화 '이티' 포스터, 영화 '연인' 캡처, 히틀러의 나치경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손에는 사랑, 신뢰, 위로, 평화, 돌봄, 권력, 폭력, 지배가 담겼다. 영화 '이티'(E.T.)에서는 외계인과 소년이 손가락을 맞대며 우정을 쌓고, 장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 '연인'에서는 두 주인공의 손가락이 닿으며 치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부처의 손바닥이 평화와 자비를 전파했다면, 히틀러는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는 '나치 경례'로 전체주의와 공포를 조장했다. 그리고 지금, 인류는 휴머노이드에게 인간의 정교한 손을 전수해주려 한다. 미국 빅테크는 물론이고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로봇손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아담의 창조'와 묘하게 겹친다. 훗날 미켈란젤로를 닮은 휴머노이드가 '아틀란티스의 창조' 혹은 '옵티머스의 창조'를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의 손보다 휴머노이드의 손이 더 큰 주목을 받는 요즘, 리움미술관의 '티노 세갈'과 호암미술관의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잊고 있던 아담의 손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티노 세갈은 손을 통한 교감과 손에서 손으로 이어진 문화를 경험하게 한다면, 김윤신은 자연과 하나된 손이 만들어낸 생명의 본질을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게 한다. 나뭇가지 위 새처럼 티노 세갈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리움미술관의 로비에는 나무도, 숲도 없다. 하지만 나무를 만질 수도 있고, 새의 지저귐도 들을 수 있다. 나무 몸통처럼 곧게 솟은 검은 기둥에 기대어 에너지를 흡수하는 듯한 해석자들은 군중 사이에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다가 어느 순간 관객에게 다가가 손짓을 건넨다. 해석자와 관객은 손가락을 맞대며 손짓을 공유한다. 해석자의 손이 나뭇가지라면, 관객의 손은 나뭇가지에 앉은 새와도 같다. 손은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 위한 도구가 아닌, 서로를 연결하는 살아숨쉬는 매개가 된다. 손끝과 스마트폰이 아닌, 손끝과 손끝이 닿기에 티노 세갈의 작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닌 몸과 마음에 남는다. 티노 세갈은 ‘물질적 대상이 없는 예술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를 평생의 화두로 삼고 그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그는 조각이나 회화 같은 물질을 남기지 않는다. 인간의 신체, 언어, 사회적 상호작용만으로 이뤄진 '구성된 상황'과 '해석자'들을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관람객은 전시의 일부가 돼, 몸짓과 입 그리고 기억으로 티노 세갈의 작업을 전한다. 티노 세갈, 포토 김제원. 티노 세갈은 최근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은 함께하는 게임"이며 "미술이란 게임의 지속"이라고 말했다. "저는 실제 경험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작가의 창작 의도란 일종의 도움일 뿐, 여러분이 작업을 느끼는 게 중요해요." 이번 전시에서는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로댕의 작품 '키스'를 비롯해 미술사 속 다양한 키스 장면들을 참조해 라이브로 구현한 작업도 볼 수 있다. 남녀로 이뤄진 두 해석자는 서로를 껴안은 채 천천히 동작을 이어나간다. "제 작업은 과거와 연결되면서도 새로운 부분이 있어요. 키스란 행위는 미술사의 여러 작품에서 나타나죠. 미술사 안의 것들을 제 작업을 통해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고민했어요." 그의 '키스'는 야구처럼 이어질까. "전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요. 5세 아이에게 야구를 가르칠 때는 책을 쥐어주는 게 아니라, 말과 몸으로 알려주죠. (미술관처럼) 인류 역사에서 오브제를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예외적인 일이에요." 티노 세갈 전시 포스터, 디자인 김영삼. 더하고 나눠 하나로…나무는 뻗어나간다 "내 손과 나의 감정이 나무와 하나로 연결되지요. 손을 떼는 순간, 완성된 것을 바로 세워놓고 보면 그제서야 내가 하늘에 닿고자 하는 나의 꿈을 토템적으로 구현했음을 발견해요." -김윤신, 나무의 혼, 아트인 컬처, 2023년 4월호 중 책 <형태의 문화사>(한길사)에 따르면 인간, 환경, 인공물, 문화현상을 포함하는 문명 전체는 나무처럼 가지가 뻗어나가는 분기형 구조를 따른다. 배아의 몸통에서 인간의 팔다리가 튀어나와 끝부분이 갈라지며 손가락이 솟아나듯, 뉴런 세포도 폐의 기관지도 나뭇가지 형태다.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삼각주와 번개도 나무 형상을 취한다. 문명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돌도끼에서 시작된 인류의 걸음은 시행착오와 혁신을 거치며 수많은 갈래의 물질문화로 확산했다. 김윤신,사진 전명은 호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윤신의 작업 이념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도 이에 맞닿아 있다.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어(合) 작품이라는 또 다른 하나가 탄생(分)하는 분산과 수렴의 형태를 취한다. 김윤신은 오랜 시간 나무를 살피고, 전기톱으로 나무를 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통찰을 얻었다. 그의 조각에는 수많은 갈래가 모아졌다. 돌탑 쌓기, 한복 소매와 한옥 처마의 아름다움, 가톨릭신앙과 무속신앙, 남미의 웅장한 자연과 색색깔의 문화가 응축돼 있다. 김윤신은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무는 바로 나"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산밑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어요. 그게 나예요. 나는 자연이에요." 티노 세갈과 김윤신의 전시 모두 6월 28일까지.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 1층 전시 전경
윤주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