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김홍남 이화여대 교수의 한옥 |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끝을 살포시 올린 처마, 올록볼록 촘촘히 놓인 기와, 은은한 나무향까지. 다양한 한옥의 아름다움에 빠져 한옥을 짓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고, 또 한옥을 체험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찾은 서촌과 북촌 한옥마을. 서촌은 경복궁 서쪽지역으로 한옥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 지역 일대는 오래되고 낡은 한옥이 많았으나 최근 서울시의 보조금 및 융자금으로 한옥을 신축하거나 개보수 한 집들이 점점 늘고 있다.
서울시의 한옥 개보수 우수사례로 꼽힌 종로구 누하동 87-3번지. 이 곳에 거주하는 김윤자 씨는 “50년을 살다가 개보수했더니 햇볕도 잘들고 바람도 잘 통해 건강이 좋아진 것 같다"며 "과거에는 겨울 난방비가 월 30~40만원이 들었는데 보수를 하고 나서는 비용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 집을 지은 황인범 도편수는 "한옥은 춥다는 잘못된 관념이 있는데, 잘 지은 한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건물인 누하동 97번지 집은 비한옥을 한옥으로 신축한 사례다. 집주인 유명자 씨는 “한옥을 신축하는 데 2억원 남짓 들었다”며 “이 중 절반은 서울시의 지원금 및 융자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집은 외관은 완전한 한옥이지만 내부는 살기 편하게 현대화돼 있다. 구조에도 변화를 줘 복층처럼 다락방을 만들었고, 외벽도 신경을 써 대리석 타일 일부는 시가 새겨 있거나 LED(발광다이오드)로 야간 조명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통인시장 인근에 위치한 ‘서촌한옥 1호점’도 찾았다. 건축면적이 42.98㎡인 도시형한옥인 이 집은 2008년 서울시 한옥 지원금을 처음 받아 고친 사례다.
집주인 최성필씨는 “한옥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 몸도 안좋아서 한옥으로 지었는데 확실히 몸이 좋아진 것 같다”며 “시멘트집은 공기가 안통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인 김홍남 이화여대 교수가 살고 있는 북촌 한옥은 '퓨전 스타일'의 한옥이다. 한옥과 양옥의 장점이 적절히 섞인 이 집은 서재로 꾸며진 지층까지 총 3층으로 이뤄져 있다.
김 교수는 "방음이나 단열 등의 문제 등 불편한 점은 별로 없지만 최근 장마철 동안에 나무가 불어 나무문이 안맞더라"고 지적했다.
이날 은평뉴타운에 100여가구의 한옥마을 건설 계획을 발표한 유민근 SH공사 사장은 "한옥을 짓는데 3.3㎡당 1000만~1500만원이 드는데 1000만원 내외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땅값을 재감정하고, 최저가 경쟁입찰을 통한다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백인제가에서 한옥관련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