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그동안 시장을 괴롭혔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한국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된 만큼 제한적인 충격에 그치고 오히려 지수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기준금리를 향후 여섯 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에서 연말 금리 수준을 1.90%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지난 1월 회의에서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이번 금리 인상 자체를 상당 부분 선반영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그동안 국내외 증시에 불확실성을 높였던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이번 FOMC 결과로 완화된 만큼 증시가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으로 주식시장은 이를 이미 선반영하고 있었고 연준의 긴축 속도와 규모가 시장 예상을 넘어서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장은 연준의 긴축 강도에 대한 우려보다 현재의 긴축 속도 내에서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이 얼마나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인지에 관심을 가지며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28포인트(1.33%) 상승한 2694.51로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을 높였던 불확실성 변수들이 일제히 완화 가능성을 높이며 코스피도 2700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며 "위축됐던 투자 심리 회복만으로도 강반 반등을 보인 것은 최근 증시에 심리적 압박이 컸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가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경기 펀더멘털 개선을 꼽았다. 그동안 국내외 증시를 짓눌렀던 불확실성 확대 요인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다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경기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요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근거들을 확인한다면 증시 방향성은 우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고용 개선과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 재고 축적 수요 등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변화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폭을 기존 0.2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확대하면 다시 투자심리가 일부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하반기 물가 둔화 전망을 고수했는데 '빅스텝(big step)' 카드를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제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필요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관련 코멘트는 시장 심리 조절에 적절한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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