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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새해 들어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며 증권가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바닥을 다지는 과정에 들어설 수 있다는 낙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4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고 코스닥도 상승세가 확연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은 추세 반전을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2분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우량주나 저평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미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3일 기준 2386.09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7.21%(160.4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코스닥은 711.82로 같은 기간 6%(40.31포인트)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1조6156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올 들어 2조8839억원을 순매수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국내 증시가 바닥을 다질 만큼 다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제시된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피가 장기적인 하락 추세를 멈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코스피는 장중 2200을 하회하기도 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세가 맞물려 반등했다”며 “RSI(상대적 강세지수) 저점이 높아지는 상승 다이버전스(추세 전환 신호)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분기를 지나면서 경기 저점 통과와 실적 전망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4분기 어닝쇼크(실적 부진)가 국내 주식시장에 바닥을 형성해 줄 가능성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4분기 실적이 예상을 30% 이상 하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시기에 주가는 단기 또는 장기 바닥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등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가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실적은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69%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 영업손실 규모는 1조1145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 반도체 관련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은 향후 가격 방어 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T)·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는 업종 특성상 업황보다 빠르게 선반영되기 때문에 연초 상승장이 연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기조가 둔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올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3.50~3.75%로 예상하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상 종료 시나리오는 현재 수준에서 종료 또는 추가 1회 인상이 남은 가운데 조기 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해 하방 압력이 높았던 증시에 대한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과 함께 연초 증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연초 랠리를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지난해 시장을 눌렀던 건 경기 침체 우려였고, 현재는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려면 2분기 또는 2분기 이후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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