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물을 무기로 휘두르는 중국에 맞서 미국이 활로 개척에 나섰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C5+1’ 정상회의를 처음으로 열었다.
회의에서 미국은 중앙아시아와의 광물 협력을 강조하며 ‘C5+1 중요 광물 대화’ 출범을 제안했다. ‘C5+1 중요 광물 대화’는 중앙아시아의 방대한 광물 자원을 개발하고 중요 광물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제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래 에너지 환경을 뒷받침할 수 있는 탄력적이고 안전한 중요 광물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이들 나라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가속하면서 중국은 자국의 희귀 광물을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압박에 대응하는 무기로 휘두르고 있다. 미·중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 등 관계가 껄끄러운 나라들에 대해 희토류를 수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아울러 미국과 중앙아시아와의 밀착은 러시아와 중국 양국을 동시에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중앙아시아 나라 중 한 곳에서 여러분을 곧 뵙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내부적으로도 중요 광물 관련 대응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미 국무부는 19일 에너지·환경 분야를 담당하는 호세 페르난데스 차관 주재로 전날 정부 및 민간 부문 관계자들이 중요 광물 투자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국무부는 중요 광물 수요 증가 상황에 주목하며 공급망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무부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및 기타 기술에 필수적인 중요 광물에 대한 수요는 향후 수십년간 4∼6배, 리튬의 경우 최대 42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요 광물에 대한 지속 가능한 공급망은 기후 변화 대처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질조사국(USGS)이 지정한 주요 광물 50개 중에 20개를 중국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에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응해 중국이 코발트·니켈·리튬 등에 대해 추가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한다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현재 미국은 '디리스킹(위험 제거)' 공급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교 다각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는 전략이다. 미국은 지난 11일 희토류 세계 2위 매장국인 베트남과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몽골과도 협력을 강화했다.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는 지난 8월 "희토류, 구리를 포함한 핵심 광물 채굴에 대한 협력을 미국과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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