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는 자유주의 경제 질서의 와해 속에 장기 저성장과 침체의 도전을 맞고 있다. 이제는 한국이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명예이사장은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글로벌 대전환 시대, 한국의 대외경제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요한 지금이야 말로 한국의 능력을 보여줄 때"라며 이 같이 밝혔다.
사공 명예이사장은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경제계 원로이자 대표적인 글로벌 경제 전문가다.
미국의 상대적 우위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미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중국몽'을 견제하고 나서면서 세계 경제가 심각한 갈등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미·중 패권 경쟁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리더십은 공백을 겪고 장기간 저성장과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우리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뜻을 같이 하는' 다른 중견국들과 함께 집단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 주도로 G20 어젠다로 채택한 개도국 개발 의제가 13년 만인 올해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부각됐고 다음 의장국인 브라질도 이 의제를 중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할 뿐 아니라 적극적 리더십을 기대하는 점을 고려할 때 2024 G20 정상회의는 우리가 개발 의제에 관한 리더십을 발휘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이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충돌해 온 중국과 일본 간 가교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사공 명예이사장은 "현재 중단 상태에 있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 (FTA) 협상 재개를 위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적극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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