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증권가] 증권사 1분기도 힘들었는데… 2분기 실적도 40% 급감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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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2-06-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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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대금 감소에 채권금리도 고공행진

  • 주요 증권사 컨센서스 전년 동기比 급감

  • 대신증권 71%·NH투자증권도 41% ↓

  • 증권사 주가 수직낙하… 시총 5조 증발

[사진=아주경제DB]

지난 1분기 크게 부진했던 증권사들의 실적이 2분기에도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증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 우려가 계속되면서 코스피의 증권주 합산 시가총액도 2분기 들어 5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주요 증권사 2분기 순이익, 전년 대비 40%↓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조11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50%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가장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증권사는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1110억원으로 2021년 2분기(3845억원) 대비 71.13%(2735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역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대신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선방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의 2021년 2분기 실적에는 자회사 대신F&I의 나인원한남 수익 4451억원이 반영됐다. 대신F&I는 대신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가 1581억원으로 전년 동기(2705억원) 대비 1124억원(41.55%) 감소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35.18%), 삼성증권(-34.10%), 키움증권(-23.06%) 등이 뒤를 이었다. 메리츠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1903억원) 대비 233억원(12.24%) 감소한 1581억원이다.
 

[출처=한국거래소, 에프앤가이드]


◆ 증시 거래대금 감소·채권금리 고공행진 등이 실적 발목

이들 증권사의 실적 부진 전망은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에서 기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월간 거래대금은 1월 225조6545억원, 2월 197조1034억원, 3월 232조6726억원으로 총 655조430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4월과 5월의 월간 거래대금은 각각 228조2006억원과 200조7362억원으로 2월보다는 선방했지만 1, 3월 대비로는 부진한 모양새다. 특히 6월 거래대금은 17일까지 102조70억원을 기록하며 간신히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이날이 6월 전체 영업일수인 22일 중 절반 이상인 13거래일이 지난 시점임을 감안하면 6월 거래대금이 200조원을 웃돌기는 힘든 상황인 셈이다.

주식, 채권 등 상품운용 및 파생상품 공급과 자기자본투자를 수행하는 트레이딩(Trading) 부문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안정을 노리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증시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월말 기준으로 전월 대비 국고채 1년물·3년물 금리는 4월 1.9bp, 12.0bp씩, 5월 18.7bp, 7.1bp씩 상승했다"며 "1분기 대비 투자환경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 증권주 주가 2분기 들어 합산시총 5조원 증발

실적 부진 우려가 지속되면서 증권주 주가도 수직낙하하는 중이다. 지난 4월 1일 2074.03이었던 코스피 증권 지수는 17일 1708.72로 마감하며 17.61%(365.3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합산 시가총액은 28조2490억원에서 23조2941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종목별로는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4월 1일 5080원에서 17일 3450원으로 32.09%(1630원)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유안타증권(-26.13%)과 DB금융투자(-23.50%), 메리츠증권(-23.29%), 한양증권(-20.56%)이 20%가 넘는 낙폭을 보였다.

대형사들의 주가 낙폭은 미래에셋증권(-19.53%), 삼성증권(-15.76%), 대신증권(-15.53%), NH투자증권(-14.50%), 키움증권(-12.21%) 등이다. 유화증권(-9.87%)과 SK증권(-9.79%), 신영증권(-5.87%) 등은 10% 미만 낙폭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 "증권주 부진은 이제 시작"… 증권가 셀프 경고

증권주 주가가 2분기 들어 급락한 상황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전히 증권주에 대한 경고음을 울리는 중이다.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반등할 요인도 없다는 지적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유동성 축소, 경기침체 진입 우려 등 증시 조정과 함께 증권주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밸류에이션도 큰 문제"라며 "머니무브 현실화에도 증권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그치며 확장에 실패했다. 과거 대비 높아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투자은행(IB)으로의 전환 등 이익의 질과 양이 모두 개선됐음에도 안타까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분기 실적 및 업황 부진을 반영하며 주가 조정 폭이 컸던 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방 리스크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시황을 극복할 밸류에이션 상향 요인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Neutral)을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1분기 어닝미스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증권업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모양새"라며 "부동산개발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이 지속적으로 반영돼 IB수익은 그나마 양호했지만 조달 비용 증가에 따라 이마저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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