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계열 상장사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으로 주식시장에서 시세를 분출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14.79%)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금호석유(8.59%)와 금호산업(2.46%) 금호타이어(0.36%)도 나란히 뛰어올랐다.
전날 금호아시아나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를 7월 말까지 해결하는 조건으로 재무약정을 체결했다.
이 기한까지 금호아시아나가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를 못 찾으면 산업은행은 사모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 풋옵션을 인수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가 인수ㆍ합병(M&A)으로 인한 유동성 부담에서 벗어날 대책을 찾지 못 한다면 대우건설을 다시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말 행사가 예정된 대우건설 풋옵션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은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며 "금호생명 같은 다른 계열사를 팔아봐야 유동성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풋옵션이란 금호아시아나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3조5000억원 정도를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을 말한다.
대우건설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1만2800원에 불과해 투자자 대부분이 올해 말 풋옵션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이 행사되면 금호아시아나는 4조원을 들여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산업은행 PEF가 대우건설 풋옵션 물량을 받아주면 금호아시아나는 일단 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나 대우건설 지분과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겨야 한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번 약정은 다른 투자자를 유치해 풋옵션을 해결한다는 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투자자도 거의 유치된 상태이기 때문에 7월 말까지 계약 성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비해 증권가는 대우건설 매각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는 12월 14일까지 풋옵션 기준가격에 미달하면 금호아시아나가 4조2000억원을 부담해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한쪽으로 방향을 정하긴 어렵지만 대우건설 매각 가능성 자체는 회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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