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금융위기 여파에도 가계를 상대로 한 고금리 정책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올 1∼9월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가산금리(대출금리-양도성예금증서금리)는 월 평균 3.07%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9%포인트에 비해 1.48%포인트 급등했다.
1∼9월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부문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2006년 1.46%포인트 △2007년 1.52%포인트 △2008년 1.52%포인트에서 올해 2.52%포인트로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예금이자 하락과 대출이자 증가 등으로 가계가 추가로 떠안은 금리 부담은 1% 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가산금리 상승폭은 1.24%포인트로 가계와 중소기업 간의 가산금리 상승폭은 0.24%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1.72%까지 치솟은데 비해 가계의 연체율은 0.55%에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적용될 가산금리 중 일부를 가계로 옮겼기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은행의 가계대출 가산금리 확대 결과로 가계대출은 중기대출과 달리 3월 이후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가 잔액기준 대출금리를 웃돌고 있다"며 "은행들이 금리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 축소를 가산금리 확대를 통해 가계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대출 행태를 보이며, 금융위기에도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기(2조1000억원) 대비 10.8% 늘어난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이 증가한 것은 순이자마진(NIM)이 2분기 1.72%에서 1.93%로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은행 이자이익도 전분기 대비 6000억원 늘어난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NIM 개선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는 것은 은행이 예금금리를 낮추고 대출금리를 넓혀 이익을 보존했다는 의미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