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경쟁률 54.2대 1.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1순위 청약경쟁률이다. 128가구 모집에 무려 6939명이 몰려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해 불황의 분양시장에서 내노라 하는 브랜드가 미분양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상황을 감안할 때 놀라운 일이다.시프트의 경쟁력은 입지와 품질, 가격 등에서 민간의 추종을 불허한다.물론 서울지역 전세값 오름세도 시프트의 인기에 한 몫했다.
하지만 시프트는 넘치는 대기수요를 충족하는 데 역부족이다. 서울시내 개발택지가 절대 부족한데다 재개발과 재건축의 단지에서 공급여력이 갈수록 줄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시장에 이어 오세훈 시장이 재임 중 최대 시정이라고 꼽는 시프트는 절대 공급부족난에 직면해 있다.
우선 지난해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폐지되면서 재건축 매입형 시프트 공급이 어렵게 됐다. 올해 공급될 재건축 매입형 시프트는 162가구. 1000가구가 넘는 반포 삼호가든과 마포 한강변 밤섬자이 등 입지가 우수해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74가구가 공급됐던 것과 비교하면 16.7%에 불과한 물량이다. 서울시는 당초 2018년까지 재건축 매입을 통해 1만7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관련 법이 바뀌면서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려는 역세권 시프트 공급 역시 예상보다 저조하다.
역세권 시프트 사업을 검토했던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시프트 사업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역세권 시프트로 지구단위계획이 진행 중인 곳은 용산구 문배동에서 한 제과업체가 역세권 시프트 사업지로 신청할 것이 유일할 정도다.
역세권 시프트를 추진했던 마포구 북아현 1-3구역과 영등포구 신길7,11구역도 조합원 총회에서 역세권 사업을 철회하는 등 호응이 의외로 낮은 실정이다.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없고 오히려 일반 아파트 가격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민간업체가 대규모 부지를 개발할 때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시프트 공급 등의 개발이익환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신규 주택을 지을만한 부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어서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자치구와의 이견도 문제다. 서울시가 시프트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 지역의 해당 자치구가 서울시의 계획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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