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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위기 이후 한국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금융산업을 적절히 규제하면서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안은 무엇인가. 금융산업에 대한 새로운 발전전략 논의가 시작됐다.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 세미나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의 금융규제 및 감독과 금융산업 성장이라는 대칭적 가치를 어떻게 조화할 지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참석자들은 금융규제 및 감독은 필요하지만 미국 등 금융선진국의 규제 방안은 아직 적용이 어렵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대신 국내 실정에 맞는 금융규제와 리스크 관리, 기관 간 협조가 필요하며, 인수·합병(M&A)과 제도개선 등을 통해 금융산업 성장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금융산업 리스크 관리가 전제돼야"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대부분 참석자들은 금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우선 리스크를 낮춰야한다고 주장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과 실물경제의 관계 재정립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예금 등 단기여유자금을 모아 대출 등 장기로 운용하는 '금융중개'는 신용위험이나 유동성 위험을 비롯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리스크 부담이 적어야 금융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 발생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거시감독체계와 조기경보 시스템의 유효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채가 증가할 경우 경제주체들이 부채에 대해 관대해 질 수 있다"며 "기업구조조정을 상시 실시하고 금융권 부실채권도 조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금융기관의 외화차입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에 대한 대응도 철저히 해 외환시장 안정을 추구해야한다"고도 말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기업투자가 부진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효과적인 자금중개 기능을 통해 투자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분산할 경우 기업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리스크에 대한 사전전 대처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시스템리스크 해소는 환율과 금리의 안정과 함께 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재정부, 한국은행과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금융규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서로 대화를 통해 상호 간 이해도를 높이고 함께 문제 해결 방식을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한국 금융은 금융회사의 '쏠림현상'(herd behvior)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내 금융의 구조적 취약부문을 철저히 개선해야 금융이 성장동력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금융산업 발전 '제도개선'·'M&A' 필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금융의 '규모의 경제'를 위해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곽승준 위원장은 "금융산업이 단순히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금융규제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반의 규제를 합리화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고 살기 좋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등의 제도 개선에 외국어 교육 강화 등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사무처장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지원 및 개선안으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도입 △효율적 지배구조 및 금융인력 양성 △자본시장 효율화를 위한 거래소 상장기준 다원화 △대형금융투자 회사 육성 △특성화된 금융중심지 추진 △금융회사 해외진출 지원 등을 제시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M&A 활성화를 통한 금융회사 성장전략을 강조했다.
민 회장은 "대부분의 글로벌 금융회사는 M&A를 통해 성장했다"며 "같은 업종 내 M&A는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다른 업종 간 M&A는 수익구조를 다양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산업은 '레드오션' 단계에 진입했다"며 "M&A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이 국내 금융회사의 성장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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