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업계가 ‘2강 1약’에서 ‘1강 2중’로 재편되고 있다.
국내 2위, 세계 10위권의 금호타이어가 긴급자금 지원 난항으로 생산 중단 위기를 맞은 반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다크호스’ 넥센타이어가 올해도 공격 경영에 나서며 이 추세는 더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타이어업계가 향후 2강(한국·금호) 1중(넥센)에서 1강(한국타이어) 2중(금호·넥센)으로의 구도 변화가 눈앞에 다가왔다.
최대 변수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이다. 금호타이어는 올 초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채권단에 1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요청했다.
하지만 자금 지원은 노조의 동의서 제출 거부로 중단돼 직원 임금마저 2개월째 지급하지 못하는 곤경에 처했다.
더 큰 문제는 천연고무를 비롯한 원자재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생산 중단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는 올 3월 중순이면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1조원을 투자해 경남 창녕에 제3공장 건립에 들어가며 본격적인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서울 연고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와 2년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마케팅 강화에도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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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2조8119억원, 영업익 3484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6.3%, 35.9%로 성장하며 국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지난해 3분기부터는 국내 시장 점유율도 50%를 넘겼다. 20%에 달하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타이어의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영업전망에 대해 매출 3조1831억원, 영업익 3995억원으로 예상했다. 연결기준으로는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5조원과 5000억원을 넘어선다.
회사는 오는 2014년까지 연 1억본 생산 체제로 글로벌 톱5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9660억원)과 16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20%를 넘기며 30% 초반대로 떨어진 금호타이어를 바짝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1조원을 들여 경남 창녕에 국내 제2공장 건설, 오는 2017년 이곳 완공과 함께 세계 10위권 규모인 연간 6000만 본 생산 체제에 들어간다.
현재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생산 규모는 각각 7500만 본, 6200만 본이다.
양 사의 폭발적 성장에 반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1조9428억 원, 영업손실 1992억원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20% 하락했고, 적자로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침체라는 악재와 함께 원자재값 하락 효과가 가시화됐던 지난해 3분기에는 노사 대립으로 인한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거기에 올 초 그룹 해체에 따라 워크아웃 상태가 되며 연이은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워크아웃 상황에서 종전과 같은 공격 경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동종사 대비 최고 수준의 인건비도 여전히 압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내수시장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한국타이어와 내수 시장 확대에 나선 넥센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곤경을 내심 반기고 있을 것”이라며 “변수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속도”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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