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해 가계의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사교육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 지역, 부모 교육별 사교육비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등 교육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09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1조6000억원으로 2008년 20조9000억원보다 3.4% 증가했다.
사교육비 실태 조사에서는 학원 교재비나 식비가 포함되지 않고, 유아 및 대학교 교육비가 제외돼 있어 실제 가계에서 부담하는 사교육비는 통계상 수치보다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는 전년도 증가세(4.3%)에 비해 0.9%포인트 줄어든 것이지만, 사교육 열풍이 사그라지고 있다기보다는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의 소득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지난해 1~3분기의 가계소득(누적액)은 1023만1400원으로 2008년 1~3분기 누적 가계소득 1025만8000원보다 0.3%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동안 가계 소비지출은 639만1000원에서 640만6000원으로 1만5000원 증가한 데 그쳤지만 교육 관련 지출은 90만7000원에서 93만6000원으로 2만9000원이나 늘었다.
이 때문에 가계수지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에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16%를 넘어선 후 3분기에는 15.5%를 차지했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을 포함하면 24만2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3.9% 증가했지만, 사교육을 받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32만3000원으로 4.2% 증가했다.
전체 사교육비 증가세나 전체 학생의 사교육비 증가세에 비해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의 증가세가 더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득별, 계층별, 부모 학력별 사교육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만원 미만의 사교육비용을 지불하는 학생은 전체의 9.7%로 전년(9.8%)에 비해 0.1%포인트 줄어들었지만, 5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학생은 11.8%로 2008년 10.9%에 비해 0.9% 포인트 증가했다.
10~20만원을 지급하는 비중도 2008년 15.1%에서 지난해 15%로 다소 감소했다.
가구 소득수준별로 지불하는 사교육비를 보면, 최저 소득 가구(100만원 미만)의 평균 사교육 지출액이 6만1000원에 그쳤지만 최고 소득 가구(700만원 이상)의 사교육 지출액은 51만4000원으로 8.4배나 많았다.
또 아버지만 소득이 있는 가구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6만6000원으로 맞벌이 부부 24만5000원보다 많았다.
한편 상대적인 취약계층의 방과후 학교와 EBS 활용도는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51.3%로 전년 45.1%에 비해 6.2%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읍면 지역의 방과후 학교 참여율은 62.2%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광역시(55.6%), 중소도시(48.3%), 서울(42.8%) 순이었다.
100만원 미만 소득 가구 학생의 방과후 학교 참여율도 57.9%로 전년 48.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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