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함 선체 두동강"..실종자 구조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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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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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은 27일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1천200t급)에 접근해 실종자 수색과 사고원인 규명작업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해상의 기상악화로 실패했다.

이에 따라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나도록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실종자 가족들은 군 당국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충돌을 빚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전체 공무원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지하별관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잇따라 주재하고 실종자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해난구조대(SSU) 잠수요원 18명을 사고지점에 투입, 실종자 수색과 함께 구멍이 발생한 선체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해상의 기상악화로 입수하지 못했다.

군은 날이 저물고 기상이 호전되지 않아 침몰한 함정의 탐색.조사.구조작업을 오는 28일로 넘긴다는 계획이어서 규명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46명의 실종 승조원의 행방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원인과 관련, 군 일각에서는 침몰지점이 북방한계선(NLL)에서 10~12㎞ 떨어져 있어 북한군 함정의 침투가 노출되지 쉽다는 점 등을 들어 침몰된 초계함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생존자는 언론인터뷰에서 "배가 내부의 폭발로 구멍이나 침몰했을 가능성과 암초에 걸렸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주장, 선체조사 작업이 진행돼야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밤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과 오후 잇따라 회의를 열어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종자를 찾는 일"이라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충격과 아픔이 얼마나 크겠느냐. 진행상황을 알리고 위무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백령도 인근 천안함 침몰해역을 둘러본 뒤 "함정이 반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판단은 최초 열상감지장비(TOD)로 확인했을 때 그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며 "모든 사항은 함정을 끄집어 내놔야만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장교보다 병사들이 많이 실종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함정에서는 장교가 윗부분에 부사관과 병사들이 선체 하부쪽에 근무한다"면서 "비행기 사격과 함포 포격 때는 상층부 근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크지만 어뢰 등에 맞으면 하층 근무자가 피해가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도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 국방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긴급보고를 받고 사건 진상파악에 나섰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합동참모본주의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해군준장은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 등이 제기한 내부 소행 의혹에 대해 "탄약에 TNT를 장착해서 터뜨린다면 (탄약이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구조된 천안함의 함장 최원일 중령은 해군2함대사령부 동원예비군 안보교육관에서 실종자 가족 등을 상대로 가진 브리핑에서 폭발원인에 대해 "내부나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고 폭발로 인해 유류탱크에서 기름이 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교통상부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와 북미국 등의 핵심당국자들이 비상대기하면서 실시간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관련국들에게 침몰사건과 관련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금강산 부동산 조사 사흘째인 이날 예정대로 대표 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 소유의 건물과 시설을 조사했으며, 북한군도 특이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북한 개입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다"면서 "여러가지 추측과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원인도 예단하거나 단정지을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다시 안보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 했으며, 이와 별도로 정부는 정운찬 총리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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