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M대우와 르노삼성이 ‘동상이몽’ 식의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회사의 목적은 차를 많이 파는 것이다. 하지만 그 해법은 사뭇 다르다. 떠라서 과연 어떤 결말이 날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자동차를 모체로 하는 두 회사는 모두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다, 각각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미국 제네럴모터스(GM)사에 매각됐다.
이후 르노삼성과 GM대우로 간판을 바꾼 두 자동차 회사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내수 시장 점유율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여 왔다.
르노삼성은 SM3, SM5, SM7, QM5의 비교적 간소한 라인업으로도 점유율 10% 전후의 성과를 내 왔다. GM대우 역시 마티즈, 라세티 등의 히트로 ‘글로벌 소형차 기자’의 몫을 톡톡히 하며 내수 판매 3위를 지켜 왔다.
하지만 최근 이 구도가 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삼성 브랜드 10년 연장 계약을 맺은 후 뉴 SM3, 뉴 SM5의 연이은 히트로 10%를 밑돌던 국내 시장 점유율을 올들어 12.2%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GM대우는 7.6%까지 점유율이 하락했다.
르노삼성의 최근 성공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재확인하는 한편, 트렁크 비우기 등 친환경 캠페인, 지역 사회공헌 활동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반면 GM대우는 오히려 각종 구설수에 휩쓸렸다. 판매 증진책으로 내놓은 시보레 브랜드 도입과 대우자판와의 결별은 현 상황에서 보면 GM대우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 나쁘게 만든 부분이 있다.
전국 대우자판 대리점은 GM을 규탄하는 검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 ‘GM이 GM대우를 생산기지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여론의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내수시장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지난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출시 이후 경쟁력 있는 신차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이유도 있다.
물론 GM대우의 결정에도 이유는 있다. ‘삼성’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이미지가 좋은 브랜드지만, ‘대우’는 국내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는 게 현실적인 고민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구설수는 갈 길 바쁜 GM대우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GM대우의 외국 임원들이 현지화를 통한 내수 확대 대신 글로벌 표준에만 목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상이몽의 두 회사, 현재로써는 르노삼성의 판정승이다. 지난해 역전된 이들의 점유율 격차는 올들어 4.6% 포인트로 벌어졌다. 물론 최종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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