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형님 차례”… 현대차 하반기 ‘위계질서’ 잡는다

  • 하반기 신형 아반떼·그랜저 등 신차 러시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이제는 ‘형님’ 현대차 차례다.’ 내수 시장에서 같은 그룹 내 ‘아우’ 격인 기아차, 르노삼성은 물론 수입차에 밀려 고전한 현대차가 하반기 연이어 신차를 출시하며 ‘위계질서’ 잡기에 나섰다.

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스포티지R, K5 등 신차를 줄지어 출시하며 국내외 판매 고삐를 바짝 죘다. 이에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내수 점유율을 기아차와의 격차를 두 배 가까이 벌렸던 현대차는 올 초 기아차에 7%포인트(현대 42.4%, 기아 34.5%)까지 추격당했다.

이대로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이는 더욱 좁혀질 전망이었다. 지난달 본격 판매에 들어간 기아차 K5의 예약 폭주는 쏘나타의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시작된 3000만원대 초반까지 가격을 낮춘 일본 중형 세단의 잇따른 가격 인하 바람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올 상반기로 끝날 전망이다. 현대차가 하반기를 앞두고 가격경쟁에 돌입한 데 이어 아반떼, 베르나, 그랜저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형 쏘나타(위)와 그랜저 24주년 특별 모델. (사진=현대차 제공)
◆쏘나타·그랜저 가격인하= 현대차 부활을 위한 첫 신호탄은 기존 모델의 가격 인하. 현대차는 15일부터 쏘나타, 그랜저의 가격을 사실상 인하했다.

이는 직접적인 경쟁 모델 K5와 K7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쏘나타는 통상 연말에 내놓는 내년(2011년형) 모델을 내놓고 차량 위아래에 소음을 막아주는 방음패드, 후방 주차보조장치 등 편의사양을 높였다. 사실상 가격을 낮춘 셈이다. 이달 들어 할인 폭도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렸다.

그랜저 역시 ‘그랜저 탄생 24주년 특별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주력 2.7 가솔린 모델의 가격을 낮췄다. 인하 폭은 럭셔리 모델이 100만원, 스마트팩이 111만원이다.

그 밖에 새 모델 출시를 앞둔 아반떼와 준대형 고급 세단 제네시스도 각각 123만원, 최대 502만원의 할인 폭을 적용하고 있다.

◆아반떼·그랜저 등 신차 러시= 본격 승부는 하반기부터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아반떼·베르나·그랜저 후속 모델을 차례대로 내놓는다.

i30와 제네시스 부분변경 모델을 포함하면 무려 5종의 신차가 이번 하반기에 나오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들 차종을 내세워 내수 점유율 50%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 예약판매에 들어갈 예정인 신형 아반떼(개발명 MD)는 지난 4월 부산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신형 1.6ℓ 감마 GDI 엔진 탑재로 최고 140마력, 17.0㎏·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간다.

‘리틀 쏘나타’라는 별명에 걸맞게 HID 헤드램프, LCD 수퍼비전 클러스터 등 중형차급 편의사양이 탑재된다. 후방 자동주차 시스템 탑재도 검토 중이다.

   
 
 지난 4월 29일 부산모터쇼 프레스데이에 참가한 김연아 선수와 신형 아반떼 모습. 이 차량은 이달 말 예약판매에 들어간 후 오는 8월 1일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하반기 대미를 장식하는 모델은 10월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개발명 HG)가 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소형차 베르나 역시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인터넷 상에 유포된 신형 그랜저 스파이샷.
신형 그랜저는 아직 상세 제원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랜저’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역대 최대의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차량개발 담당자의 귀띔이다.

이 관계자는 “본격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사실상 최초의 고급 세단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이 차량은 인터넷상에 스파이샷 정도만 공개돼 있다.

◆노사 임단협 변수로= 한편 올해 임단협 협상도 또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14일 임금 협상을 위한 노사 상견례를 가진 현대차는 서로 선물은 교환하는 등 비교적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아차 노사는 ‘전임자 임금지급’ 사안에 대해 한치의 양보도 없어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단 한차례의 만남도 갖지 못한 채 노조 측은 지난 14일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통상 쟁의조정 신청이 파업으로 이어져 온 만큼 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업이 현실화 되면 상반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본 기아차는 K5, 스포티지R 등 현재도 출고가 밀려 있는 신차의 출고 기일을 더욱 늦출 수 밖에 없게 돼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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