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이상기온이 진행되면서 곡물 등 식량 생산량이 급감, 아시아와 중동의 식량가격이 폭등해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 등을 강타한 홍수로 채소와 쌀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아시아 전역에서 식량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홍수로 채소 생산량이 급감해 7월 채소 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22% 상승했으며 곡물가는 12%, 계랸 가격도 8% 가량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달 식량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상승했다.
아시아에서는 러시아가 가뭄 및 산불을 이유로 곡물 수출금지 기간을 내년 수확 때까지로 연장하고 세계 3대 쌀 생산국인 파키스탄이 홍수로 초토화되면서 쌀 가격도 폭등했다.
이처럼 대규모 재해로 아시아 곳곳의 식량가격이 상승하면서 최근 이 일대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소비자 지출도 주춤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아시아 가정들의 경우 수입의 상당 부분을 식료품 구입에 쓰는 경향을 보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절반가량을, 중국과 인도는 3분의 1 이상을 식량 구입에 지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식량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들이 입는 타격도 클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이 한창인 중동 지역에서도 쇠고기와 양고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기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식량가격이 뛰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여름 일부 중동 국가들에서는 쇠고기와 양고기 가격이 3분의 1 이상 상승했으며 호주산 양의 가격도 중동지역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에는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금식하지만 해가 진 이후에는 가족들이 모여 만찬을 열고 기업들도 업무 또는 홍보를 위해 각종 연회를 베푸는 것이 관례여서 정작 이 기간에 식량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의 가뭄에 따른 곡물수출 중단으로 사료 등 곡물의 주요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에서는 이미 밀 가격이 절반 이상 올랐고 가축용 사료로 사용하는 보리의 경우 2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일각에서는 숫양을 도축하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를 맞는 오는 11월 고기 가격이 더욱 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식량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지난 2007~2008년 식량난으로 각국에서 폭동이 발생했던 글로벌 식량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모잠비크에서는 치솟는 빵 가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해 시위대 10여명이 숨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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