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영국 런던의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에서 가진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인 채텀하우스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외교문제 연구 토론기관이다.
이날 그는 북한 급변사태 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보장하기 위한 6·15 남북선언의 국제적 합의를 제안해 주목 받았다.
“북한의 급변사태 시 통일의 보장을 위한 국제법적 근거의 공백을 극복하는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됩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로 북한이 무너진다 할지라도 한반도 재통일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와 북한 주도의 6·15선언이라는 통일지향의 평화체제 방안을 6자회담에서 합의하고 이를 유엔에서 결의, 평화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다만 추 의원은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북한·중국·러시아 구도의 신(新)냉전체제가 부활해 안타깝다고 전하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는 더 이상 지정학(地政學)이 아닌 지경학(地經學)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에 대한 20세기 냉전적·대립적·동맹적 관점의 평가에서 21세기 연대적·협력적·평화공동체적 관점의 평가로 전환하자는 것.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통일로 이행한다면 한반도의 지경학적 가치는 더욱 커지고 세계적 군사력 밀집지역인 동북아는 세계경제의 핵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겁니다.”
그의 2시간여에 걸친 강의 끝에 긴 칭찬과 박수가 이어졌다. 정치인이 다루기에는 예민한 사안들을 날카롭게 분석,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 비중이 실렸다. 전환기 한국을 향해 분명하고 뚜렷한 철학과 소신으로 미래 한국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 또한 의미가 크다.
외교안보 정책에 있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맥(脈)을 확고하게 충실하고 있는 추 의원. 현실 분석·진단에 통찰력과 합리성이 뛰어난 그는 과거 차기 통일부 장관에 거론될 만큼 평화통일철학을 발전적으로 승계하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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