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우려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이어 대만 업체인 AU 옵트로닉스(AUO)와 치메이이노룩스(CMI)가 중국 LCD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AUO는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에 LCD용 컬러 필터 생산 및 판매 시설을 마련하는 데 대만계 기업의 대 중국 투자 중 가장 큰 1억67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최종 LCD 투자 승인을 얻는대로 각각 중국 쑤저우에 2조6000억원을 들여 7.5세대 LCD 패널 공장과 4조4000억원을 들여 광저우에 8세대 공장 설립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이어 대만업체들의 본격적인 패널 양산이 시작될 2012∼2013년 중국내 LCD 수급은 공급과잉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투자 승인에 앞서 BOF, TCL 등 자국 기업들의 LCD 공장 설립을 먼저 허가해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우선, 중국 투자 승인과는 별개로 국내 패널업체들의 설비투자는 서로 다른 일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4월부터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내에 건설하고 있는 P9 공장이 내년 4분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측은 행정절차가 복잡해 정확한 착공 시점을 가늠하기는 힘든 중국보다 국내 증설을 먼저 이룬 후 탄력적인 공장 운영을 한다는 계획이다.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도 “내년도 중국 LCD 투자계획에는 변동이 없지만 일정상의 문제는 있을 수 있다”고 말해 현지 시장여건에 따른 일정 변동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산업의 변화와 각 업체들의 투자 계획이 변경돼 당초 우려하던 2012년 이후 중국발 공급 과잉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또한 내년 이후 국내 패널업체들이 LCD 패널 투자보다는 대형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투자에 힘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이후부터는 국내 패널업체들의 AMOLED 투자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라며 “2011년까지는 LCD 설비투자 규모가 여전히 크겠지만 이후에는 AMOLED 설비투자 규모가 더 커지면서 LCD 산업의 공급 증가율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고, 아직 국내 패널업체들의 투자계획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2011년 초부터 대형 AMOLED 생산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면서 패널업체들의 성장성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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