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봉 한국감정원장 “감정원 공단화는 국민을 위하는 길”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감정원 공단화의 목적이 부동산 시장을 건전하게 만들어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게 하는 일인 만큼, 평가협회에서 제기하는‘단순한 밥그릇싸움’차원의 접근은 옳지 않다."

권진봉(58·사진) 한국감정원장은 최근 감정평가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감정원 공단화 추진'에 대해 이같이 일축했다.

권 원장은 이어 "국가의 예산이 수반되는 적정한 부동산 가치 평가야말로 국민을 위한 일"라며 "현재 과당 경쟁에 의한 부실한 부동산 평가가 횡행하고 있어 세금 누수는 물론 부동산 시장의 부실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정평가업무는 토지·건물 등 부동산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보상이나 과세, 경매나 담보대출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일반국민들의 재산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감정원은 공기업임에도 법적지위나 업무영역 등이 민간평가 법인과 유사해 감정평가시장에서 그 역할이 모호했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감정평가 선진화방안'을 추진하면서 감정원으로 하여금 부동산 시장의 공적업무를 맡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감정원은 민간과 경쟁하고 있는 감정평가업무를 민간에 이양하고 공적업무인 △부동산시장질서유지 △부동산조사 및 통계관리전담 △평가기준정비 등을 수행하게 된다.

감정원의 공단화 전환을 골자로 한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법제처의 심사를 받고 있다.

권 원장은 "국토해양부와의 협의를 거쳐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올해 내로 공단 창립이 가능할 것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평가협회의 반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지금까지 13개 대형 감정업체에서 해오던 관행에 대해 간섭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부는 감정원 공단화를 통해서 공식적인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는 부실평가와 과다보상 사례를 줄이면서 동시에 민간업체의 활동 영역을 넓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단화 추진으로 감정원은 오히려 500억원의 수익을 내던 감정평가업무를 민간에 넘김으로써 주 수익원의 50%가 줄어든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감정원은 대졸초임 19.6% 인하, 청년인터 채용, 전 직원 임금 5%삭감 등 경영효율화에 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권 원장은 "내부 노동조합이나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방향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우리가 다소 희생을 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미안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건전해지려면 평가시장이 건전해져야 한다"며 "그것이 감정원 공단화가 추진돼야 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