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화장품 5강 체제, 돌아오나

  • 브랜드숍으로 ‘잃어버린 10년’ 되찾기 승부수

(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과거 ‘토종 화장품 5강’에 분류됐던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이 브랜드숍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국과 한불은 각각 브랜드숍 ‘더샘’과 ‘잇츠스킨’으로 과거 명성 되찾기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화장품업체 매출액별 순위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소망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순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까지 화장품 업계에서는 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이 매출액 1~5위로 인정받았다.

당시 한국화장품은 템테이션, 한불화장품은 바탕 등의 브랜드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2005년께 브랜드숍 더페이스샵, 미샤 등의 등장으로 순위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태평양과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은 살아남았지만 한불과 한국화장품이 순위 밖으로 밀려난 것.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브랜드숍 화장품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약 17% 늘어난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도 브랜드숍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그간 기업 문화가 보수적이어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만큼, 브랜드숍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먼저 한불화장품이 브랜드숍 사업에 발을 내딛었다. 2006년 ‘잇츠스킨’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한 한불은 그간 소극적으로 성장했으나 지난해 매장 80개에 매출액 190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궤도에 들어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불은 올해 온·오프 채널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며 연내 250개 매장을 열고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당찬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룹 2PM을 모델로 내세우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다,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판매한 ‘달팽이 크림’이 큰 인기를 끌면서 스킨케어 제품 라인 시장에서도 판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화장품도 브랜드숍 ‘더샘’을 론칭하고 49년간 쌓아온 한국화장품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한국화장품은 고 김남용 회장의 장녀 김숙자 부회장의 장남인 이용준 대표이사가 이끄는 ‘3세 경영’에 돌입된지 오래다. 한국은 지분 100%를 출자한 자회사 ‘더샘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지난해 8월 중저가 브랜드숍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더샘은 명동점을 시작으로 론칭 100일 만에 전국에 60개 점포를 여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더샘 측은 올해 주요 거점도시의 로드숍, 백화점, 마트 등에 160개까지 점포 수를 늘려 600억원의 매출 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샘 이용준 대표는 “스토리가 있는 화장품으로 차별화를 꾀한 더샘으로 한국화장품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3위로 도약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한편 과거 한국.한불화장품과 함께 경쟁했던 코리아나화장품과 나드리화장품도 각각의 방식으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화장품 구매와 피부관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뷰티 서비스 브랜드숍 ‘이브로쉐’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도약하고 있다. 현재 스타브랜드의 부재로 정체기인 나드리화장품도 연초 신개념 브랜드숍을 론칭하겠다고 밝혔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그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업체들이 90년대 이후 빠르게 변화한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이나 한불을 브랜드숍 위주인 아모레, LG생활건강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향후 1~5위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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