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7일 '최저가낙찰제의 폐해 및 향후 운용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300억원 이상의 공공공사에 적용되는 최저가낙찰제로 인해 산재사고가 급증하고 저임금의 외국인 근로자가 대량으로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건산연은 보고서에서 "건설업의 산재다발 사업장(재해율 상위 10%) 중 90% 이상이 최저가낙찰제로 발주된 공사로 낙찰률과 재해율 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2008년 공사현장 평균 재해율이 0.2% 미만인데 비해 최저가낙찰제로 발주된 현장의 재해율은 평균 3.25%로 높게 나타났다.
최민수 건산연 건설정책연구실장은 "최저가낙찰제가 널리 적용되면서 건설사들이 노무비를 삭감하는 저가 낙찰이 일반화돼 건설현장 산업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최저가낙찰제에서 노무비 절감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해 내국인보다 저임금의 외국인 근로자가 과다하게 고용되는 부작용도 낳는다고 꼬집었다.
저가낙찰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선호 현상 때문에 사라진 내국인 일자리는 2007년 9만5040개, 2008년 3만5451개, 2009년 3만6302개로 추정된다고 건산연은 밝혔다.
최 실장은 "정부가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를 10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지만 이로 인한 산재 사고와 외국인 과다 투입 등을 고려하면 확대 적용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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