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올해 하반기 주식투자 환경에 대해 투자자들의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그리스 재정문제는 잊을 만 하면 다시 불거지고 있고, 6월 2차 양적완화(QE2) 종료 이후 미국 경제지표 둔화 우려가 제기돼 이중침체(더블딥)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면 주식시장은 5~6월 동안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기도 했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사람들 마다 투자경험이나 기간이 다양할 것인데, 주식투자를 하는 동안 마음 편안했던 날이 도대체 몇 일이나 됐는지 말이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 때문에 걱정이고 반대로 내리면 유동성 위축 때문에 걱정이다.
주가가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오르면 추격매수가 부담스럽고, 조정을 받으면 사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가파른 조정을 받게 되면 당초 매수 기준으로 삼았던 것 보다 가격매력은 더 커진 상황임에도 겁이 나서 쉽게 손이 나가지 못했던 것이 대다수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하루하루가 걱정과 고민의 연속인 것이다.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가 볼 때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에서도 여전히 투자기회가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시장은 어느 정도 걱정거리를 안고 상승했던 것이 일반적인 경험이며 호재만 만발할 때는 고점에 상당부문 근접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10월에 예상했던 2011년 연간전망에서 상반기 중에는 코스피 2000포인트 안착과정에서 펀드환매와 차익실현 압력 증가, 남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불확실성으로 일실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위에 개선되는 경기 모멘텀과 안정적인 기업이익이 결합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기업가치 재평가로 연결되면서 주식시장의 탄력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이에 근거해 하반기 코스피 상한을 2720포인트로 전망한 바 있다.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을 예상한 요인 가운데 당초 예상에 비해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이 대내외 경기모멘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장 대표적으로 경기선행지수 모멘텀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다. 이렇게 경기 모멘텀 회복이 지연되는 주된 이유는 농산물발 신흥국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과 그에 따른 긴축, MENA(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선진국의 소비심리 위축, 일본대지진과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에 따른 생산활동 위축 등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농산물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인플레 압력은 완화될 것이며 선진국 소비심리도 개선될 수 있다. 아울러 자연재해로 일시적인 위축을 보였던 생산활동 역시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 가능하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펀더멘탈 모멘텀 회복이 다소 지연되기는 했지만 기존에 가졌던 큰 그림이 달라진 것은 아닌 것이다. 하반기 시장은 여전히 상승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하반기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하고 연말로 갈수록 상승탄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주식비중을 꾸준히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섹터측면에서는 상반기가 주도주 중심의 장세였다면 하반기는 여타섹터로 확산되는 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존 주도주 중에서는 자동차와 소재업종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으며, 여타섹터에서는 정보통신(IT)과 금융, 조선, 건설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하반기 투자 리스크는 역시 그리스 문제와 미국 경기다. 그리스 문제는 7월 중 해결책이 마련되며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리스 여건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채무조정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 경기는 침체가능성 보다는 일시적인 둔화 이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회복강도가 1990년대나 2000년대에 비해서는 약할 것이라는 점인데, 이에 대한 시장 해석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마찰적인 요소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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