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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강정숙 기자 |
그는 다양한 중국의 역사서와 서적 등을 탐독한 후 중국인은 “가능한 한 더 많이 철면피가 되고 더 철저하게 흑심을 지녀아 한다”고 역설했다. 그렇지 않으면 영웅도 될 수 없고, 천하도 호령할 수 없어 ‘완벽한 성공’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후흑의 극치는 사람들로 하여금 "철면피도 아니고 흑심도 없다(不厚不黑)"고 느끼게 하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그야 말로 대성인이나 대현인이라 불리는 위인들만이 이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누구든지 성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야 말로 곧 ‘후흑’의 극치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는 "후흑을 행할 때는 표면적으로는 반드시 인의와 도덕이라는 옷을 입어야 한다", "말을 명백하게 해서는 안되고 애매모호하게 끝내야 한다"등과 같은 몇개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우리는 '중국시대'에 살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있을때 마다 중국 외교관들은 속을 들여다 볼 수 없을 만큼 말을 아낀다.
후흑학을 잘 이행해(?) 성인의 경지에 이르려는 듯 자국의 입장이 난감한 상황에선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을 해 우리를 당혹케 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고위 외교 당국자는 한국 측에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민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비상식적' 발언을 했다.
어떤 연유에 자국의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상식을 넘어선 발언'을 했는지는 알고 싶진 않지만, 후흑학을 져 버리기로 한 것인지는 궁금해진다.
정부는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한 '일개' 외교관의 발언에 일희일비 하지말고 냉정한 외교적 제재 발언을 가해야 한다. 동시에 저 외교당국자가 더욱 더 철면피가 되길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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