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과 충북 청주 등 세종시와 인접해 있는 도시는 아파트값이 1년새 20% 가까이 오르는 등 상승세가 무섭다. 또 신규 분양이 크게 늘었고,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물량을 잡으려는 투자자들까지 일대로 몰려들고 있다.
12일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충북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7.6% 올랐다. 충남은 13.7% 상승했다. 논산(20.2%)·청주시(20.1%)도 오름 폭이 컸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의 경우 아파트 시세가 지난해 4월 3.3㎡당 633만원에서 현재 686만원으로 뛰었다. 복대동 금호어울림1단지 114㎡형(공급면적)은 일년 전 2억10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2억9000만원대다. 올 들어서만 3000만원 가량 올랐다.
한때 미분양이 넘쳐 나면서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천안도 최근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세가 많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집값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천안시 동남구 아파트 시세는 지난해 4월 기준 3.3㎡당 500만원에서 현재는 510만원 정도다. 동남구 용곡동 동일하이빌1단지 111㎡형은 2억3000만원 선으로 1년 전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인근 용곡 삼성쉐르빌 114A㎡도 2억8000만원대로 1500만원 정도 올랐다.
신규 분양 물량도 넘쳐난다.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올해 상반기 충청권에서 분양 예정 물량은 20여개 단지 1만5000가구에 이른다. 이 중 절반인 7000여가구는 세종시에서 분양된다. 청주에서는 두산위브지웰시티 1956가구가 이달 청약에 들어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청주 탑동에 2개블록 400가구를 공급한다.
충주에서는 대우건설이 봉방동에 푸르지오 아파트 640가구를 상반기 분양할 예정이다. 충남 조치원에는 대림산업이 983가구를, 천안에서는 한화건설이 1052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충청권은 세종시뿐 아니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조성, 충남 홍성과 경기도 화성시를 잇는 서해선 복선전철(2018년 개통 예정) 등과 같은 개발 호재를 안고 있어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분위기가 들썩이자 최근 들어선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까지 충청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달 초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청주 두산위브지웰시티의 경우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이 대거 몰려왔다.
청주에 사는 최모씨는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자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몰려와 당첨되면 시세보다 높게 팔아주겠다고 제안해 청약도 하기 전인데 어리둥절했다”고 전했다. 청주 복대동 D공인 사장은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자 실수요자나 투자자나 서둘러 매물을 잡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세종시와 주변 지역에서 부동산 투기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해양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시와 주변지역의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 방지을 위한 대책을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소형 주택 난립을 막기 위해 건축 허가를 깐깐하게 적용하겠다는 게 골자다. 또 검·경, 지자체 등으로 구성된 합동 단속반도 운영해 불법 토지형질 변경, 불법 건축물 등 불법행위와 투기를 수시로 단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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