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펀드매니저 대부' 왕야웨이 “사퇴 이유는 스트레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유명세로 인해 스트레스가 너무 많았다. 휴식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 펀드계의 ‘대부’로 불리는 왕야웨이(王亞偉)가 중국 화샤(華夏)펀드 펀드 매니저 직을 사퇴한다고 밝히면서 그의 사퇴 배경에 대해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왕야웨이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2시간에 걸쳐 사퇴설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왕야웨이는 지난 4월 28일 화샤펀드 부총경리 직을 사퇴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펀드매니저 직까지 사퇴했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8일 보도에 따르면 왕야웨이는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지 않다”며 “조용한 생활을 즐기고 싶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왕야웨이는 ‘왕야웨이 테마주’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매번 주식 종목에 투자할 때 마다 시장의 반응을 고려하고 이로 인해 개미투자자들이 손실 여부까지 고려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왕야웨이는 “앞으로는 공모펀드는 운용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사모펀드 운용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왕야웨이가 지난 6년 반 간 운용했던 화샤다판(華夏大盤)펀드의 총수익률은 무려 1027.97%에 달하는 등 화샤가 운영하는 펀드는 매년 펀드수익률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은 왕야웨이가 투자하는 종목은 맹목적으로 투자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심지어 그가 가는 곳은 어디든지 언론매체가 따라붙어 그가 어느 상장사 시장 조사를 나가면 그 사실이 즉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화샤펀드가 거액의 수익을 벌어들이기 위해 각본에 따라 인위적으로 왕야웨이라는 스타 펀드매니저를 빚어낸 것이라는 의구심도 있지만 대다수 증권가 인사들은 왕야웨이는 실로 투자감각이 뛰어난 펀드매니저라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왕야웨이는 지난 1989년 중국 안후이(安徽)성 가오카오(高考·중국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1등 성적으로 중국 이공계 최고 명문대인 칭화(淸華)대 전자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금융업에 관심을 가지며 1994년 중신(中信)그룹에 입사했으나 증권투자에 남다른 흥미를 보이며 1년 뒤인 1995년 화샤증권에 입사해 1998년 화샤펀드를 창립했다. 특히 지난 2005년 9개월 간 미국 유학생활을 통해 견문을 넓히면서 귀국 후 그가 운영하는 펀드마다 대박을 치며 중국 펀드계의 대부로 떠올랐다.

한편 왕야웨이가 사퇴하면서 중국 증권가에서는 ‘스타 매니저’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은 이처럼 스타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 쏠림 현상이 이어져 대다수 펀드업계는 새로운 펀드 개발에 주력하지 않고 기존의 펀드를 통해 수익률을 창출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증권제도 개혁이나 펀드 상품 혁신을 추진해야만 중국 펀드업계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중국 둥베이증권 연구소 류차오양(劉朝陽)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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