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희귀병 앓던 캄보디아 여성, 새 희망 찾아

  • ‘포천 소흘읍 주민자치위, 삼성서울병원, 수강생 정성 모여’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24년 동안 선천성 방광탈출증을 앓던 캄보디아 여성이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주민자치위원회와 삼성서울병원의 도움으로 새 희망을 찾았다.

10일 소흘읍 주민자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지원을 통해 캄보디아 여성이 방광탈출증 수술에 성공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캄보디아에서 온 귀속하(24)씨.

귀씨는 태어나면서 부터 방광이 외부로 돌출하는 선천성 방광탈출증을 앓아 왔다.

요도에 의해 탈출부의 점액이 분비되면서 방광이 괴사됐고, 치료는 수술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

방광탈출증은 세계적으로도 70여명만이 앓고 있는 희귀병으로 알려졌다.

귀씨는 지난 3월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통원 검사를 받은 뒤 다음달 1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5시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귀씨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때까지의 과정은 멀고도 험했다.

귀씨의 사연은 지난 3월14일 소흘읍 주민자치위원회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오빠가 귀씨의 생식기 사진을 가져와 ‘동생을 살려달라’는 애절한 하소연을 듣게 된 이제승 주민자치위원장은 다음날 송우리 우리병원을 찾아 상담을 했다.

우리병원 측은 귀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귀씨가 앓고 있는 병이 자궁근종탈출증으로 진단하고 국위선양과 선교차원에서 귀씨의 치료를 승낙했다.

기쁜 소식을 접한 이 위원장은 곧바로 캄보디아로 초청장을 보내, 귀씨를 입국하도록 했다.

일주일 뒤 입국한 귀씨와 함께 우리병원을 찾은 이 위원장을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귀씨가 앓고 있는 병이 자궁근종탈출증이 아니라, 희귀병인 방광탈출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귀씨의 치료가능 여부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에 빠졌다.

이 위원장은 이에 포기하지 않고, 서울대학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진단 결과 수술은 가능하지만, 평생을 작은 관을 이용해 소변을 배출시켜야 한다는 의사의 판단이었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 끈을 놓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삼성병원으로 발길을 돌렸고,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최종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막대한 수술비를 어떻게 마련할 지였다.

이 위원장은 귀씨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귀씨의 딱한 사정을 호소, 소흘읍 주민자치센터 문화여가 프로그램 수강생과 검정고시 학생, 주민자치위원 등으로부터 성금을 모금했고, 1%사랑나누기운동본부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냈다. 성금은 500여만원에 달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귀씨는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 위원장은 뒤늦게 귀씨의 수술을 집도한 백민기 교수 선행에 감동했다고 한다.

백 교수는 ‘일단 사람을 살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본인이 희생을 치루면서까지 수술비 중 500만원을 절감해 줬던 것.

현재 귀씨는 혹시 모를 감염 검사를 위해 송우교회의 도움으로 국내에 체류 중에 있으며, 어둡던 표정을 갈수록 밝아지면서 웃음을 되찾고 있다.

귀씨는 오는 7월20일 마지막 감염 검사를 마친 뒤 고국인 캄보디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귀씨는 복 많은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수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귀씨의 수술을 도와 준 병원 관계자와 모금에 동참한 수강생, 숙식을 제공한 송우교회에 일일히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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