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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월 현대모비스와 중국 당국이 공동으로 적발한 짝퉁 부품. 현대모비스(MOBIS)란 순정 부품 라벨까지 위조돼 있다. (회사 제공) |
최근 현대기아차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성장하며 현대기아차 순정으로 둔갑한 중국산 짝퉁 부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중 일부는 국내로도 역수입 돼 국내 소비자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올 3~4월 중국 당국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짝퉁 부품 생산ㆍ유통업체 기획 단속에 나선 결과, 총 28곳에서 100억원 상당, 12만 개 부품을 압수, 폐기처분 했다. 이중 일부는 국내로의 반입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중국산 타이밍벨트를 수입하려던 서울ㆍ부산 유통사가 적발된 것. 압수된 타이밍벨트는 총 1만2000개, 4억원 상당이었다.
지난해 중국을 비롯, 국내외 사법기관을 통해 적발된 현대기아차의 짝퉁 부품 생산 및 유통 적발 사례는 총 100여 건. 규모로는 200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모조 부품 재고가 3개월분이란 걸 감안하면 적발된 규모만 연간 8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물론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이는 비단 현대기아차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짝퉁 자동차 부품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소규모 무허가 업체의 경우, 도매상 주문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의 모조 부품을 생산, 국내외에 유통시키고 있다. 세계관세기구는 이 같은 짝퉁 부품 규모를 정품 유통량의 약 5~7%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ㆍ미국ㆍ독일 업체들은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소비자의 안전 문제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짝퉁 부품은 값싼 재질을 사용, 신뢰성이나 품질 수준이 현저히 낮지만, 외형은 물론 포장박스나 검사필증까지 위조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최근에는 위조가 쉬운 브레이크패드나 필터류 중심이었던 짝퉁 부품이 최근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모듈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자칫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부품 제조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부품은 본인은 물론 다른 차의 안전에까지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가전제품의 짝퉁 부품과는 개념 자체가 틀리다”며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지속적인 단속과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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