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국립중앙도서관(관장 심장섭)은 재야 역사연구가 안형주 선생(76)이 소장해오던 한인 초기 미국이민사 자료 등 2492점을 9일 기증한다고 밝혔다.
안형주 선생은 첫 하와이 이민배를 탔던 안재창(독립유공자)이 종증조부, 안창호 목사(독립유공자)가 조부로 1985년부터 30여년 간 관련자료를 수집해왔다.
안 선생은 “집안 사람들이 구한말부터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떨어져 살아왔다. 광복 후 잠시 귀국하기도 했지만 한반도에 두 정부를 세우는 것을 반대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며 "특히 아버지 안철영은 한국전쟁 후 납북돼 현재까지 소식을 모르고 있다”는 가족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기증자료는 초기 미국이민사, 독립운동사 등 4세대에 걸친 가족사를 통해 정리해보고자 친척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들”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기증되는 자료는 경기도 양주군 별내면 죽산 안씨 집성촌 사람들이 가난을 면하고자 구한말 첫 하와이 이민배를 탄 이민 1세대의 가계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콜로라도 덴버의 안재창 농장을 찾은 이승만․정한경 등 독립운동가 사진과 안창호 목사의 딸 안인서와 이화학당을 같이 다닌 유관순 열사 등 선구적인 인물들의 희귀 사진들도 있다.
1902년 12월 대한제국의 여권을 가지고 첫 하와이 이민배를 탄 안재창(독립유공자)과 일본 경찰에 쫓기다 선교사로 하와이에 간 안창호 목사(독립유공자) 관련 자료를 비롯, 안철영 영화감독 등 그 자녀들의 일제강점기 문화운동 자료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도 오늘날의 여권에 해당하는 대한제국 유민원(외국여행권을 관장하는 궁내부 산하 관서)이 하와이 이민자에게 발급한 1902년 집조(執照), 하와이 이민자들의 친목회 겸 상조회인 조미구락부 회원증서 등이 눈에 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 자료는 최초의 이민사 자료인 동시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문서와 사진자료들”이라며 "이번에 기증받은 안형주 선생 자료는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일반에게 공개하고, 원본은 과학적인 보존환경에서 국가문헌으로 후대에 영구 전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문헌의 발굴, 확충 및 보존을 위하여 개인(단체)으로부터 애장서와 특화자료 등을 기증받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