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독일 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ECB의 국채매입은 마약 중독에 빠지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국채매입 프로그램은 ECB에 있어 금기에 가까운 것”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민감한 사안을 결정할 권한은 중앙은행이 아닌 의회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책(위기국 국채 직접 매입 프로그램)은 인쇄기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그리스 등 위기국들이 ECB가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야 한다고 요청한 데에 일침을 가했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도 26일 “시간은 항상 돈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리스가 1년 반이나 2년을 늦춰달라고 요구했지만 그런다고 효과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4일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긴축 재정과 경제 개혁을 완성하기 위해 숨돌릴 시간이 필요하다”며 목표년도 유예를 요청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처럼 강경론이 들끓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는 26일 독일 ARD 공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ECB가 유로 채권시장 안정에 개입하는 것이 ECB 본연의 기능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본다”며 드라기 ECB 총재를 옹호했다.
한편으론 “그리스가 개혁을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지 매일 점검하고 있다. 자신 역시 그리스 총리에게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며 강경론을 달래기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드만 총재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바이드만 총재가 정치인들 모두에게 계속해서 경고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를 지지한다. 그가 ECB 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 견해를 내비췄다.
한편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24일 독일과 프랑스를 방문해 그리스 구제에 대해 호소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그리스가 약속을 지킨다면 유로존 잔류를 지지할 것’이라는 의사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다음달 초 유럽연합(EU)ㆍ국제통화기금(IMF)ㆍECB 등 트로이카의 ‘그리스 긴축 및 개혁 상황에 관한 점검 결과 보고서’를 노심초사하며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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