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세리 유엔 중동평화 특별조정관은 17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에서 “시리아 분쟁이 시작된 이래 18개월 중에서 8월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달로 기록됐다”며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세리 특별조정관은 “불행하게도 분쟁이 내전으로 비화된 이후 민간인 살상이 급증하고 있다”며 “군사작전이 주요 도시로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군은 주거지역에서 항공기와 탱크, 중화기를 동원한 무차별적 포격을 강화하고 무장한 반군 역시 보복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세리 조정관은 “상황이 악화하면서 인접국들도 위험에 빠져들고 있다”며 “폭력을 피해 국경을 넘은 난민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때로는 인접국에서 폭력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지난달 마지막 한 주 1600명이 사망했고, 지난 18개월간 2만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10만명 등 지금까지 25만명이 터키와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 등 인접국으로 피신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앞서 최근 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달 민간인 4114명이 숨졌고 총 사망자가 5440명이라고 밝혔다.
애초 시리아 사태는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평화적인 시위로 시작됐다. 그러나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내전으로 악화됐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사태 해결을 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유엔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국제평화와 질서유지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안보리에서 신(新)냉전 기류가 생겼기 때문.
미국 등의 서방권은 안보리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시리아 제재 결의안을 3차례 추진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은 잇따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유엔과 아랍연맹의 시리아 공동 특별대사를 맡았던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불만을 나타내며 임기 연장을 하지 않고 지난달 말 특사 직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 지명된 라크다르 브라히미 신임 시리아 특사는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주말 아사드 대통령을 면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리아 사태 악화는 지역과 세계 평화의 위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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