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이 중동 국가에 지점을 개설하거나 국내기업들의 중동 진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오일 머니'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정부와 금융권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한·중동 금융협력 공동 투자설명회(IR)'를 열었다. IR에는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을 단장으로 금융감독원과 20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당시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두바이 3대 은행 중 하나인 마쉬렉은행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12월 UAE 아부다비에 지점을 개설한 바 있다. 많은 은행들이 동남아시아에서 경쟁하고 있을 때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중동 지역 개척에 나선 것이다.
산업은행은 1월 UAE 아부다비에 사무소를 열었다. 산업은행은 아부다비사무소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 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3일부터 7박 8일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중동 4개국을 방문해 정부기관, 발주처, 금융사 등 30여개 현지 기관을 대상으로 통합 마케팅을 실시했다.
터키에서는 기업의 플랜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 투자청에 금융 제공 의사를 전달했으며, 현지 금융기관과 신용공여 한도 증액에도 합의했다.
UAE에서는 제철소 확장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미리트스틸의 국영 지주회사 GHC와 한국 기업 수주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신한은행 역시 올해 초 중동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만 최대은행인 뱅크 무스카트와 전략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은행은 자금 융통과 예치 및 무역결제, 투자은행 부문 협력 강화, 직원 교류와 연수 프로그램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50년께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10% 이하인 곳은 중동과 아프리카, 인도 등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중동 국가들은 노동력이 풍부한만큼 경제성장이 빠르고, 금융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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