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갑작스레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5분 자유발언 시간이었다. 국가보훈처가 33주년 5·18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식순에서 빼려 하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다.
광주 망월동 5·18민주묘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강 의원은 최근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이 노래를 공식 5·18 기념곡으로 삼자는 내용의 결의안도 제출했다.
강 의원은 “이 노래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순국한 윤상원 열사를 기리고자 만든 것”이라고 소개한 뒤 “직접 불러 보겠다”며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를 마친 후에는 “많은 사람이 광주에서 죽어갈 때 살아남은 사람이 미안해서 불렀던 노래로,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함께 불렀다. 정부가 이 노래를 못 부르게 해 광주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때도 이 노래 대신 방아타령을 부르려다가 포기한 적이 있는데 이번 정부도 (다른) 기념곡을 만든다고 한다”면서 “이는 5·18의 흔적을 지워 보려는 것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스키한 보이스를 가진 김 의원은 강한 울림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소화했다. 그러나 후렴구 부분의 고음처리는 좀 약했다는 평이다.
노래를 들은 한 의원은 “절절함과 5월의 역사가 노래에 묻어났다. 가슴이 뛰는 감동이었다”면서도 “고음처리는 잘 안되더라”고 말했다.
노래에 응답한 것일까.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8일 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배제키로 한 것과 관련, “5·18 기념식 주제가로 선정해 유가족과 광주 시민이 원하는대로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5일 “5·18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정식 식순에 포함해 참석자들이 모두 함께 제창하자는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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