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현재 지난달 29일 동양매직에 대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교원그룹-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과 일본 가전업체인 파로마 등 두 곳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동양그룹은 예상과 달리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가 저조해 협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과 귀뚜라미, KT렌탈 등 동양매직 매각 공고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기업들이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 측에서는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두 곳의 가격경쟁력이 예상보다 낮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향후 매각 과정도 예상보다 늦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그룹차원에서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12월 그룹 내 주력 업종인 시멘트와 금융 등 핵심 부문만 남기고 가전(동양매직), 건재(레미콘) 등의 매각 내용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하고, 주요 자산매각에 속도를 붙여왔다.
구조조정안 발표 직후 동양시멘트가 보유한 350억원 규모의 선박 매각을 시작으로 지난 1월 부산 소재 냉동창고를 345억원에 매각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섬유산업을 800억원에 매각하고, 일본 타이요생명으로 부터 203억원의 자금도 유치한 데 이어, 지난달까지 충청권과 전남 경기, 등 각 지역의 레미콘 17곳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830여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올해 초 부터 강력하게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핵심인 가전 부문의 매각이 지체되면 전체 구조조정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말 발표한 계획대로 올해 안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시멘트, 화력 등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기업으로 재편하기 위해서는 다른 비핵심 자산의 매각에도 속도를 내는 등 그룹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양그룹은 올해 시멘트 금융 부문을 남긴 핵심 계열사 매각으로 2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마련해 향후 에너지 기업으로 그룹 전체를 개편할 계획이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조161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이중 49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만기가 오는 2, 3분기에 돌아온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현재 레미콘 사업 부문 매각도 올해 초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동양매직 매각 건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말 그룹차원의 구조조정 의지를 밝혔던 만큼 올해 안에 구조조정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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