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건설사 절반, 1분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

건협 조사… 영업이익·세전순이익도 급감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올해 상장건설사의 절반 가량은 1분기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건설사 111개사 경영활동을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64.8%로 전년 동기보다 184.3%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손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100을 곱한 수치로 기업의 이자부담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지표가 높을수록 이자부담능력이 좋은 것이며,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건설사는 전체 49.5%인 55개사로 작년 동기보다 2.3%포인트 늘었다.

이는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업체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2조2686억원에서 올 1분기 6506억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으로 협회는 분석했다. 세전순이익도 4318억원으로 82.5% 줄었다.

상장건설사의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매출액영업이익률과 세전이익률도 각각 4.7%, 5.1%에서 1.4%, 0.9%로 떨어졌다. 정부의 실적공사비 및 최저가낙찰제 확대 등 예산절감 시스템과 업체간 과당경쟁, 이자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성 지표의 경우 유동비율은 125.0%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포인트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76.7%에서 171.2%로 5.5%포인트 줄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26.4%로 1.4%포인트 상승했다.

건설매출액은 2.5% 증가한 반면 국내건설매출(19조8000억원)은 물가상승분 정도인 2.1% 증가에 그쳤다.

협회 관계자는 “구조조정 업체의 이자 감면과 출자전환 등 숨겨진 수치를 감안하면 체감경기는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며 “국가경제 차원에서 예산 집행 시 적정한 수익보장, 주택·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 등 건설업을 살리려는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 상장건설사 건설업 경영상태의 자세한 내용은 협회 홈페이지(http://www.ca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