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은행 등 제1금융권에만 치우쳐 정작 대주주 적격성 등의 문제가 있는 2금융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한국금융연구원과 금융위원회 공동 주최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대주주가 없는 은행은 정부의 영향력이 커서 사외이사를 뽑는 절차 자체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 관행과 틀을 갖고 있다”면서 “제도가 운영과 행태를 규정하는데 이것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운영과 행태 위주의 개선책이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박 교수는 이에 따라 독일식 이사회 구조 도입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소액주주와 공익대표자, 노동자, 직원대표자 등이 참석하는 감독 이사회가 CEO 등의 임명권을 갖고 감독권을 행사하고 경영 책임을 맡는 경영 이사회가 분리된 이중적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사외이사제도만 고집할 게 아니라 이런 대안도 고민해보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방영민 삼성증권 부사장은 “오너가 확실히 있는 제 2금융권을 은행과 같은 규제로 묶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금융권마다 시장에 맞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임원추천위원회에서 CEO를 선출하는 문제도 대주주가 있는 2금융권에서는 상식적이지 않다“며 ”임추위에서는 CEO가 가져야 할 기본요건을 정하고 자질을 검증하는 정도로 가는 게 맞다“고 제안했다.
사외이사 외부 평가에 대해 그는 ”방향 자체는 좋지만 감독기관이 이를 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관치를 더 키울 수 있는 것“이라며 ”외부평가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는 ”100% 완전 자회사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에서 각 회사별로 CEO 추천을 다 따로 한다면 지주사 체제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관계 문제가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TF 토론자로 참석했던 양일수 삼일회계법인 전무는 ”법이나 규준으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하나의 잣대로 규율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규제가 오히려 더 늘어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박경서 지배구조 선진화 TF위원장(고려대 교수)은 ”금융기관 지배구조는 과도하게 법이나 규제로 접근하는 것은 경영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자율적 경영권을 어느 정도 보장하면서 시장친화적인 규율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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