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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장기영 기자. |
지난 2002년 한국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10년 넘게 일본인이라는 오해에 시달리고 있는 최윤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여권에는 대한민국의 영문명이 선명하다.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모기업은 대부업 브랜드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국내 1위 대부업체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다.
자신은 뼛속까지 한국인이라며 여권까지 펼쳐 보인 최 회장의 각오는 지난 2008년 자신을 둘러싼 루머의 진실을 입증하겠다며 바지 지퍼를 내렸던 가수 나훈아씨만큼 비장하다.
나훈아씨는 당시 일본 폭력조직에 의해 신체 일부가 훼손됐다는 괴소문을 반박하기 위해 기자회견장 단상에 올라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리려 했다.
최 회장과 에이앤피파이낸셜에 일본인 또는 일본계 회사라는 낙인이 찍힌 데에는 일본계 특수목적회사(SPC) 제이앤케이캐피탈이 최대주주라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 회장이 일본계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에이앤피파이낸셜의 전신인 에이앤오크레디트를 인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한국 회사 명의로 일본 법원에 넘어간 매물을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일본에 SPC를 설립해 한국에 있는 기업을 인수했다고 해서 최고경영자를 일본인, 회사를 일본계 회사라고 칭할 수는 없다.
최 회장은 할아버지 때부터 대를 이어 일본에서 거주해 온 재일교포 3세로, 총 3남 2녀인 형제들 모두 우리나라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최 회장을 비롯한 형제들의 본적지는 일본과는 거리가 먼 경남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다.
최 회장이 국적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소명에 나선 것은 단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짜 한국인이란 사실 때문이다.
이제 한국이 뿌리 깊은 반일감정과 대부업에 대한 편견 속에 외면 받고 있는 동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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