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7월 한 달간 대표 차종인 캠리 2.5와 3.5에 대해 각각 200만원과 400만원, 캠리 하이브리드 300만원 할인에 들어갔다. [사진=한국도요타]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 가격 인하 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업체까지 최대 600만원에 이르는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들어가며 침체된 내수 시장 돌파에 나선다.
일본 수입차가 엔저 효과를 앞세워 가격을 낮추자 유럽 수입차도 한·EU FTA에 따른 관세율 인하를 내세워 가격 할인에 들어갔다. 국산차도 내수 시장을 지키기 위한 차값 내리기에 동참하면서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됐다.
먼저 가격 할인 공세의 불씨는 당긴 건 일본 수입차 업계이다. 올 들어 판매량이 하락하며 고전하던 일본 수입차 업계는 엔저 효과를 등에 업고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7월 한 달간 대표 차종인 캠리 2.5와 3.5에 대해 각각 200만원과 400만원, 캠리 하이브리드 300만원 할인에 들어갔다. 경쟁 업체인 혼다는 어코드 2.4와 3.5 구매 고객에게 각각 100만원, 200만원을 할인해 주고 있다.
인피니티는 M37에 대해 최대 600만원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사진=한국닛산] |
판매가 저조한 닛산과 인피니티의 경우 할인 폭이 더욱 크다. 닛산은 7월 한 달간 알티마 등 주요 모델에 대해 유류비 명목으로 100~250만원 할인에 들어갔으며, 인피니티도 M37에 대해 최대 600만원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유럽 수입차도 7월부터 잇달아 가격을 1% 안팎으로 내렸다. 한·EU FTA 발효 3년 차를 맞아 이달부터 적용되는 관세 인하분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일부 유럽 수입차 업체는 관세 인하분보다 가격을 더 내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규어의 인기 모델인 XF는 2.2 디젤을 450만원, 2.0 가솔린을 600만원이나 인하했다.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재규어·랜드로버는 가격 인하 폭이 가장 크다. 재규어의 인기 모델인 XF는 2.2 디젤을 450만원, 2.0 가솔린을 600만원이나 인하했다. 재규어 브랜드 최초로 가격을 6000만원 이하로 낮추면서 브랜드 저변 확대에 나선 것이다.
신형 골프는 상품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면서 사전 계약 대수가 600여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
폭스바겐은 7세대 신형 골프를 선보이면서 차값을 오히려 인하했다. 1.6 TDI 블루모션은 기존 6세대 모델보다 120만원, 2.0 TDI 블루모션은 20만원 저렴하게 책정했다. 신형 골프는 상품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면서 사전 계약 대수가 600여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진출 이후 판매 부진을 겪던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는 전 차종의 가격을 최대 500만원이나 내렸다. 이달 소형차 친퀘첸토(500) 팝과 라운지를 구매하면 각각 450만원, 친퀘첸토C 200만원, 프리몬트 500만원을 할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랜저 최상위 등급인 3.3 셀레브리티를 100만원 할인 판매한다. [사진=현대차] |
일본 수입차부터 유럽 수입차까지 일제히 차값을 낮추자 국내 1위 완성차 업체 현대자동차도 가격 할인에 뛰어들었다. 내수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8일부터 대형 세단 그랜저를 비롯해 i40·i40 살룬·벨로스터 4개 차종의 가격을 모델별로 최대 100만원까지 내렸다. 이번 가격 인하는 한 달씩 진행되는 일시적 프로모션 형태가 아닌 정식 가격 인하란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그랜저는 최상위 등급인 3.3 셀레브리티를 100만원 할인하고, 나머지 3개 차종도 최상위 모델에 한해 30만원씩 가격을 인하했다. 현대차는 지난 1월에도 쏘나타·제네시스·제네시스 쿠페·싼타페·베라크루즈 등의 가격을 최대 100만원 인하한 바 있다.
현대차는 i40와 i40 살룬의 최상위 모델에 한해 30만원씩 가격을 내렸다. [사진=현대차] |
한국지엠도 7월 한 달간 스파크와 크루즈, 말리부 등 쉐보레 5개 차종과 경상용차 다마스에 대해 최대 15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까지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하면서 차값 내리기는 이제 업계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신차 사려던 소비자에게는 하반기가 최고의 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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