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성 고미술관이 공개한 ‘증도가자’ 활자들이 담겨있었다는 청동초두(?斗 주전자)와 청동수반(水盤 대야)./사진=박현주기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금속활자‘증도가자’진위논란 끝내고 문화재지정 이어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서둘러야 합니다."
다보성고미술관을 운영하는 한국고미술협회 김종춘회장이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가 오랫동안 흙에 묻혀있다 출토됐음을 뒷받침하는 유물들을 17일 공개했다.
김 회장이 내보인 것은 ‘증도가자’ 활자들이 담겨있었다는 청동초두(鐎斗 주전자)와 청동수반(水盤 대야)다.
다보성고미술관은 유물들을 X-레이 판독한 결과 각각의 기물에 남아있는 흙 속에 금속활자가 한 점씩 모두 두 점이 묻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추가 유물을 공개한 김종춘회장이 청동수반 흙속에 증도가자 활자가 담겨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
김종춘 회장은 "이 유물들이 일제 강점기에 개성 만월대에서 출토되어 일본으로 유출됐다가 20여년전에 대구의 한 수집가에게 반입된 것"이라며 출처를 밝혔다.
김 회장은 "‘증도가자’에 묻어있던 먹의 연대 측정을 통해서 진위가 충분히 가려졌다고 보지만 아직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증도가자가 출토품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혀줄 청동초두와 청동수반을 추가로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계 일각에선 고려시대 먹을 칠해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번에 공개한 활자가 담긴 청동초두와 대야를 감정한 이오희 전 문화재위원은 "청동에 부식된 녹들이 인위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파라타카마이트(paratacamite)’ 라고 밝히고 상당히 오랫동안 흙 속에 묻혀있던 증거"라고 말했다.
다보성고미술관측은 "최근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이 증도가자의 ‘중(衆)’자와 ‘광(廣)’자에 묻은 먹을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을 한 결과도 고려시대(확률 94.2%, 각각 1200~1300년, 1185~1265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도가자’는 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는 목판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 (南明泉和尙頌證道歌ㆍ1239년)'의 '원조격'인 금속활자로 추정된다.'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금속활자로 인쇄한 것을 1239년 목판에 옮겨 새긴 번각(飜刻)본이다. ‘증도가자’가 1239년 이전에 제작됐으리라 추정하는 근거다.
‘증도가자’ 연구 결과를 처음 공개했던 남권희(57·문헌정보학) 경북대 교수는 2010년 ‘증도가자’가 기존의 금속활자본을 목판에 옮겨 새긴 뒤 1239년에 간행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 (南明泉和尙頌證道歌ㆍ보물 758호)와 서체가 일치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라고 연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남 교수는 오는 9월 유럽인쇄박물관협회 모임과 미국 버클리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 11월 일본 도쿄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종춘회장은 "‘증도가자’는 모두 101점이 문화재 지정 신청이 되어 있고 현재 12점만 공개되어 있다"며 "‘증도가자’의 문화재 지정이 늦어지면 개인 상거래를 통해 국외 유출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 당국이 빨리 문화재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도가자'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로 공인되면 세계 인쇄술의 역사가 바뀌게 된다.
다보성고미술관은 추가로 공개한 유물은 언론에만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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