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조직개편…금융당국 및 공기업 촉각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금융당국 및 금융공기업들이 감사원 조직개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사원이 그동안 금융당국 및 공기업의 감사를 맡던 금융기금감사국 해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게 현실화 할 경우 금융감사 강도가 종전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특성에 맞춰 내놓은 해석과 감사원 감사 결과가 달라 매번 속을 끓이던 금융당국의 관심이 더욱 높아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금융기금감사국을 해체하고 종전 ‘4과’에서 ‘2과’로 줄이는 방안을 포함한 조직 개편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금융기금감사국은 국 안에 각 과별로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각 연기금 및 공제회 등 30여개 기관 감사업무를 맡고 있다. 각 기관 출자법인과 함께 우리금융지주와 같이 공적자금이 들어간 금융사까지 포함하면 감사대상 수는 더 늘어난다.

개편 이유는 올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해 미래창조과학부 등 새로운 부처가 신설되며 감사 대상이 늘었고, 금융권 감사 수요도 종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개편안이 국 해체로 결론나면 종전보다 금융감사 강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동안 금융당국·공기업은 감사원 감사에 불만이 많았다.

이들 기관 현업 부서 직원들은 길게는 2년 동안 소요되는 감사기간 동안 본연 업무를 집중할 시간을 잃었다는 점과 감사관들의 고압적인 자세 등이 대표적인 불만이었다.

특히 각 기관이 정한 원칙과 업계 특성을 반영해 수행한 업무에 대해 감사원이 납득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감사원은 지난 3월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뱅킹이 역마진 구조라는 결론을 내놨다.

이에 대해 금감원 한 관계자는 “다른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부당한 금리차로 이득을 본 경우라면 문제지만, 개별 은행의 상품 구조를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작년 금감원은 다이렉트 뱅킹 역마진 논란 시 문제될 게 없다는 상품 구조라는 판단을 냈었다. 현재 금감원은 산업은행 종합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다이렉트 뱅킹에 대해 자신들의 판단을 뒤집고 감사원 결과를 따라가는 모양새로 비춰질까 달갑지 않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차이가 금감원과 감사원의 업무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일례로 금감원은 현재 시점으로 법률위반 사안에 대해서만 제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반면 감사원은 여론이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감사 대상을 설정하고 문제를 파헤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

그동안 업계는 이같은 감사원의 ‘역순 감사’ 방식은 ‘반드시 문제를 찾아 지적해야 한다’는 성과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각을 보여왔다.

한편, 감사원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금융기금감사국 해체) 개연성이 없지 않지만 조직 편제 과정일 수 있어 향후 금융감사 강도가 낮아진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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