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천혜의 보고 북극
2. 치열한 영유권 경쟁…한국의 도전
3. 한국, 북극의 미래를 열다
지구상 자원이 고갈되는 시점에서 북극의 개발이 세계 각국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40년간 베일에 가려졌던 북극해의 약 40%에 달하는 면적이 해빙되면서 방대한 자원의 보물창고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해빙으로 인해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석유·가스전, 수산자원에 대한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북극해에는 전 세계 미발견 자원량 중 천연가스 30%, 석유 13% 정도가 잔존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로모노소프 해령 인근에는 무려 1000억t에 이르는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해 동물플랑크톤 채집을 위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
우리나라는 지난 1993년 북극 연구개발 기초조사를 위해 극지연구소를 설립하면서부터 북극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와 영국·네덜란드·노르웨이 등 북극해 인근 국가들이 활발한 개발사업을 통해 치열한 영유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어 국가적 정책 수립은 늦어졌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북극이 우리나라의 해양산업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정책 수립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11월 마련한 극지정책 선진화 방안도 북극 개발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올해 세계 12개국이 활동하는 북극이사회 옵서버에 신규 가입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북극이사회는 북극권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북극 주변 거주민의 복지와 원주민 및 지역 전통 보호 △생물다양성 유지 △북극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경제·사회·문화 등 북극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등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사결정권은 없지만 모든 회의 참석이 가능하고 서면을 통한 의견 개진이 이뤄지는 옵서버 회원국으로 지난 6월 선정됐다.
그러나 20년의 북극 연구개발과 북극이사회 옵서버 진출에도 불구하고 북극 개발사업은 쉽지 않은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 북극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북극의 중장기 비전 부재는 향후 북극 자원개발의 주도권을 경쟁국가에 넘겨줄 수 있다.
자원개발과 북극항로 개척 등 북극해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지만 북극과 관련한 정보와 연구개발이 미흡한 것도 보완할 점으로 꼽힌다.
비즈니스 모델 개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극해는 해운, 조선, 플랜트에 세계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우리나라에 추가적인 부가가치 창출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
문해남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한국의 옵서버 가입은 북극 이해관계자로서의 등장을 의미한다"며 "북극해를 활용한 해양 신산업 육성과 산업화 기반을 마련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수립된 북극 종합정책 추진계획은 앞으로 한국이 북극의 미래를 여는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 활동에 기여하고 경제적 실익을 확보해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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