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세법개정안> 비과세·감면 재정비 통해 재원 기반 확보

R&D 준비금 손금산입제도 등 12개 제도 폐지<br/>신용카드 소득 공제율 인하 등 중상층 부담 증가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금년 세법개정 비과세·감면안 중 12개 제도가 일몰종료 또는 폐지됐고, 다수 제도가 대폭 수정됐다. 비과세 감면은 대폭 줄었고 서민들의 세금 공제 혜택도 크게 축소돼 서민층에 대한 세금 부담이 오히려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행 재원 135조1000억원을 증세 없이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세입은 늘리면서 조세형평성은 유지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도로 보여진다.

더불어 대기업의 투자 및 R&D 혜택도 축소된다.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됐던 연구개발(R&D) 준비금 손금산입제도는 일몰 종료되고, 일부 R&D 비용 세액 공제 대상은 축소된다. 단 원천기술 R&D, 신성장동력 R&D 등 핵심 R&D 비용과 기술혁신에 직접 기여하는 R&D 비용 등에 대해서는 세제 지원이 유지·강화됐다.

◇ R&D 지원의 효율성 제고 위해 일부 항목 종료 또는 축소
우선 일몰이 도래한 R&D 준비금 손금산입제도는 종료된다. R&D 준비금은 제도가 복잡해 비효율적이고 특히 세제지원 혜택의 97% 이상이 내부 유보비율이 높은 대기업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와 같이 결정됐다.

또 직원 인력개발비에 대한 R&D 비용 세액 공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세액공제 대상을 연구소 또는 전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인력 개발비로 축소시켰다.

◇ 정책목적 달성 및 세출예산과의 중복지원 재검토
금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전자신고에 대한 세액공제제도 △지급명세서 전자식 제출 세액공제제도 △환어음 등 현금성 결제 등에 대한 세액공제제도 △해외자원개발투자 세액공제제도 △해저광물자원개발업에 대한 관세 면제제도 △알뜰주유소에 대한 세액감면 우대제도 △고속철도 건설용 기자재 관세감면제도 △국제대회 관련 부가가치세 및 인지세 면제제도 △상생협력 중소기업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제도 △구조개선 적립금에 대한 관세특례 △자가물류시설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특례 △원산지확인서 부가가치세 세액공제제도의 12개 항목이 폐지됐다.

이 중에서 해외자원개발투자·해저광물자원개발을 위한 과세특례 조항이 산업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폐지돼 현 정부가 추진해온 해외자원개발의 원동력인 제반 인프라마저 과거로 회귀하는 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비과세·감면 재검토를 통해 일부 제도는 대폭 수정됐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현행 15%에서 10%로 축소되고, 현금영수증 공제율과 직불형카드(체크카드)의 공제율은 각각 20%와 30%로 확대 됐다는 점이다. 신용카드와 직불형카드의 공제율 차이를 넓혀 직불카드의 사용을 유도하고 건전소비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신용카드공제를 줄이면 오히려 소득세 부담이 늘어나게되고 월급생활자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세액공제율 축소 △중소기업에 한해 신·재생 에너지 기자재와 환경오염방지물품 관세 감면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기업에 대한 세액감면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보조금에 대한 세제지원 배제 △과세표준 미신고 등 의무 위반시 세액감면 배제 대상을 보완 △선박투자회사 주주에 대한 과세특례 정비 △환경오염방지물품 관세감면 정비 △국제행사 관련 관세감면 정비 등이 새롭게 개정됐다.

◇토지수용 등 양도소득세 감면 정비
공익사업용 토지, 개발제한구역 지정에 따른 매수대상 토지 제도의 양도소득세 감면율이 하향 조정됐다.

공익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세 감면율은 현금보상시엔 현행 20%에서 10%로, 채권보상시엔 25%에서 15%로 축소된다. 개발제한구역 매수대상 토지에 대해서는 20년 이상 거주자는 현행 30%에서 20%로,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 취득자는 50%에서 30%로 감면율을 대폭 인하했다. 또 국가에 양도하는 산지에 대한 감면율은 현행 20%에서 10%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