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판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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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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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과거 학생시절 CJ CGV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일할 때 일이다. 일하던 지점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으면서 그간 7개월가량을 납부했던 4대 보험료가 극장주의 주머니로 들어간 사실을 알았다. 극장주는 40여명에 달했던 알바생들을 속였다. 그렇게 극장주는 사라졌다.

그러나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 기관들은 극장주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손을 놨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함께 지냈던 CJ CGV 정직원들도 아무도 이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는 기자를 비롯한 알바생들이 정직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계약직에 대한 무관심은 2013년 판교에서도 다시 되풀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이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로 사옥을 속속 이전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멋진 시설을 외부에 소개하는 프레스 투어를 경쟁적으로 진행했다. 최신설비가 갖춰진 헬스클럽, 의료인력이 상주하는 의무실, 샤워실은 물론 사우나까지 갖춘 곳까지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최신 복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정직원으로 제한된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판교에 근무하는 한 계약직 직원은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데 회사내 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나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직장 상사는 이직하지 말 것을 강요하며 “좁은 바닥이라서 서류접수만 해도 다 알 수가 있다”고 말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열린 기업 문화를 자랑하던 게임업체들이 대기업화되면서 폐쇄적인 사내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약자에 대한 무관심에 둘러싸인 회사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다. 실제로 당시 함께 일했던 CGV 정직원마저도 7명 중 4명이 회사를 떠났음을 게임업계가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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